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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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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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머 울리는 소리
2021년 7월 19일 오전 0시 3분

오늘이지? 하루 남은 거야?

네. 자정부터 시작될 거예요. 보자, 23시간 56분 남았네요.

더하기 23초.

떨리거나, 그러진 않으세요?

별로.

전 엄청 긴장되는데.

그래.

저기 혹시 잠깐.

나 바빠.

저 불편하세요?

아니, 좀 귀찮을 뿐이지.

너무해요.

그래서, 뭔데?

정말 안 보실 거예요?

그래 안 볼 거다. 왜? 너도 내 앞에 그거 들이대게?

아뇨아뇨, 그런 게 아니라.

다시 말하는데, 안 볼 거야. 그거 가지고 나랑 힘 뺄 생각은 하지도 마.

선배는 억울하지도 않으세요? 아무것도 모르고 그렇게, 그렇게….

알고 죽는 게 더 억울하진 않고?

그래도 알아야 할 거 아니에요.

난 무기력함을 즐기는 사람도 아니고, 뭘 안다고 뭘 할수 있는 사람도 아니야. 내가 알아서 뭘 하겠어?

하지만요.

억울하지 않냐 했지? 내가 지금 제일 억울한 건, 우리 빌어먹을 높으신 분들이 이걸 전 세계에 뿌려버리기로 했다는 거야.

아니었다면 난 지금쯤 집에서 편안한 휴일을 만끽하고 있었을걸.

네, 그러다 편하게 갔겠죠.

그렇지, 편하게 갔겠지. 제발 그랬어야 했는데 말이다.

본심 아니시잖아요. 삼 일 내내 여기 같이 계셨으면서.

나는 할 수 있는 것도 없잖니, 그냥 너희 장단 맞춰주는 거야.

선배가 할 수 있는 일이 왜 없어요.

나 말고도 촉매는 널렸어. 기적술 못 쓰는 기적사가 말이나 되냐?

그게 꼭 필요한 것도 아니잖아요. 선배가 한 일들은,

너는 네 일에나 집중해. 너 어째 손이 계속 쉰다?

나는 할 거 없어서 멸망 당일에 에버하트 굴리러 출근했냐?

네에…






이상해, 진짜 이상해.

일이나 하라면서요.

너 보니까 일도 제대로 안 하는데? 십 분째 펜만 굴리고 있잖아

생각 중이거든요. 일할 거예요 일.

그래라.

아니 그래서, 뭐가 이상한데요?

우리가 통보받은 게 삼 일 전이잖아. 난 그때부터 아무도 출근 안 할 줄 알았다?

그래서 한번 와본 거였어. 사람 아무도 없는 연구소는 어떨까 해서.

사실 저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긴 했어요.

근데 인간들이 비번인 인간들까지 기어들어 오는 거야 허 참. 어이가 없어서.

인류 최후의 저항 같은 거죠. 장렬하게, 인류를 위하여.

그건 너무 거창하고, 최후의 발악이라 하자.

말이 심하시네.

이런 날은, 어? 원래 부모/가족/친구/연인과 함께해야 하는 거라고. 알잖아?

이런 칙칙한 연구소에서 썩어가는게 아니라.

너 부모님 얼굴은 보고 왔냐?

영상통화 했어요.

이거 아주 그냥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아버리네.

어쩔 수가 없잖아요. 선배도 마찬가지 시면서.

그렇지 뭐.




전에 그 말, 취소할게.

보셔야겠어요?

그래, 아무래도 봐야겠다.

왜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궁금하잖아. 대체 뭐인지 그게.

대체 뭐길래 그 잘나신 재단도, 무서울 게 없는 연합도 다 두손 두발 다 뻗고 항복해버렸는지.

저희 아직 항복 안 했는데요.

우리는 사후경직 같은 거란다.

너무해요.

그래서 어디 있어?

선배 책상 위 서류 더미 맨 아래 파일철이요. 처음 오셨을때부터 준비해 놨어요.

알고 있었구나.

몇년을 봤는데.

고마워.


종이 넘어가는 소리



소감이 어떠세요?

허,

네?

이래서였구나.

그래서. 그런 거였구나.




물어본 김에 하나 더 물어보자.

뭐든지요.

이틀 동안 아주 열심히 하던데. 조금 전부턴 아예 노는 거 보니까 이제 네 손 떠난 거 맞지?

맞아요.

그럼 내가 너한테 뭘 했는지 할건지를 꼬치꼬치 캐묻어도 일에 지장 없는 것도 맞지?

맞죠.

그럼 대답해줘. 어떻게 하기로 한 거야?

이것도, 꼭 아셔야겠어요?

그걸 말이라고 하니?

들을 준비가 되셨냐는 뜻이에요.

그 정도로 충격적인 계획이야?

관점에 따라서 다르겠죠.

대체 뭐길래 그러냐?

직접 보러 갑시다.

안내해.




여기라며? 아무것도 없는데?

그 사이에 다른데로 옮겼나 봐요. 아마 발진기 근처로 갔을테니까…

그럼 저쪽이겠네

자, 잠깐 같이가요 같이!

여긴가 그럼?

아, 아니요 여긴..

잠깐만요, 여기 소장님 주무시고 계세요!

.
.
.


이거니? 엄청 작네.

마음에 안드세요?

아니, 작으니까 귀엽게 생겼네. 계기판도 알록달록하고.

저 쇳덩어리 두고 귀엽다고 하는 사람은 선배밖에 없을거에요.

그래서 이 귀여운게 뭘 할수 있니? 이걸로 뭘 하려는 거야?

마음의 준비는 됐어요?

말해.

돌릴 거예요.

뭐?

시간을 돌릴 거예요.

과거로 뭔가를 보낼 수 있단 뜻이야? 과거를 바꿀 수 있어?

아니요. 불가능해요.

자세히 설명해봐.

그냥 단순하게 시간을 돌릴 거에요. 우린 그럼 오늘 하루를 다시 시작하겠죠. 완벽하게 똑같이.

그리고 그 하루가 끝나면, 또다시 시작할 거예요.

그렇게, 무한한 하루에 사람들을 가둬버리겠다?

네, 아마도 무한히 반복되겠죠.

성공할 수 있어?

이미 했어요.






시간이 이미 수십, 수천 어쩌면 수만 번도 넘게 돌아갔는데, 우린 계속 모르고 있었다?

네. 물론 이게 처음일 수도 있어요.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그리고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

시간은 오늘 자정에 되돌아갈 거예요. 어제 자정으로.

아무 차이도 없을 거예요. 아무도 알 수 없을 거예요.

모르는 동안, 우린 살아 있을 거예요.

그걸, 아니 이걸 살아있다고 할 수 있겠니?

관점에 따라 다르겠죠.

잘 생각해. 가볍게 할 고민은 아닐 테니

수만 년을 이 고민만 하고 살겠네요.

실제론 24시간이겠지만.

이게 최선이었어요. 더 나은 길을 생각해내지 못했어요. 앞으로도 그럴 테죠.

미안해요.

미안해할 필요는 없고.

나쁘지 않아.

네?

나쁘지 않다고.

수고했다.




그럼 이제 남은 시간 동안엔 뭐 하실 거예요?

글쎄, 이젠 시간도 얼마 안 남아서 집 가기도 늦었고 만날 사람도 없고.

여기 있어야지. 너랑 놀아야겠네, 어쩔 수 없이.

저도 마찬가지에요.

어쩔 수 없네요, 좋아요.

나야 괜찮지만, 너도 괜찮아? 인생 마지막이라고 이거.

엄밀히 말해, 끝은 아니죠.

이 짓을 언제까지나 계속하게 될건데도?

그렇다고 해도. 나쁘지 않은 마무리에요. 안 그래요?

그래, 나쁘지 않아.




타이머 울리는 소리
2021년 7월 19일 오전 23시 59분

끝인 거지?

끝이네요.

수고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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