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스러운 재단의 비밀스러운 부서에서 일하는 누군가가 밝혀낸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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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 박사는 한숨을 쉬었다. 실험 결과는 정확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 모순값은 확실히 뚜렷해지는 상승곡선을 그렸다.

"왜 안정되지 않는거지?"

이그니스가 종료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말이 1년이었지, 밤낮없이 일한걸 생각하면 그녀의 정신은 벌써 2년을 보내왔다. 그 2년 동안의 고생 끝에도, 그녀는 같은 결론만을 반복해서 내려왔다. 자연스럽게 모순값은 안정될 것이라는 사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이고, 이 우주는 이대로라면 예상보다 훨씬 일찍 펑 터져버릴 것이라는 게 그녀를 더 괴롭혔다. 특별한 변수가 있는 게 아니라면. 그녀의 이론은 완벽했다. 특별한 변수가 있는게 아니라면… 특별한 변수가… 특별한…

SCP-001-KO.

박사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 모순값이라는 것은 분명히 근원지가 이 태양계의 내부였다. 태양계가 다른 항성계와 다른 점이라면 이것저것 많겠지만, 가장 확실한 것을 고르라면…

생각할 수 있는 인간이 산다는 것.

아라 박사는 곧바로 프란시스 박사에게 인류의 전체적인 종교 문화 활성화에 대한 자료를 몽땅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2시간 끝에, 아라 박사는 마침내 자신을 그렇게 괴롭히던 것의 실체를 찾았다.

그리고 승리의 미소를 지었다.

생각대로, 지구 상의 종교를 믿는 사람이 많아질 때마다, 미세하게나마 에너지 모순값 또한 증가했다. 또한, 지구의 인구수 곡선과 비슷한 모양을 그리면서 에너지 곡선도 출렁거렸다.

박사는 생각했다. "종교를 믿는 게 아니라도 영향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는 건가."

프란시스가 옆에서 자료 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이대로라면 우리 우주는 대충 200억 년쯤 후에 멸망하겠네요."

아라는 그 말을 듣고 머릿속에서 간단한 어림짐작식 계산을 반복했다. 대충 200억 년. 딱 그 정도 되겠네. 아라는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프란시스의 빠른 결론 도출에 감탄했다. 프란시스는 주시 단체들 중 하나인 지평선 구상 출신이었다. 프란시스를 처음 만나고 나서야, 여기 사람들이 1780을 다른 단체에다가도 뿌리고 다닌다는 소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문에는 연합, 구상뿐만 아니라 뱀의 손, 만나 자선재단, 심지어는 반란에서까지 인원들을 스카우트한다는 말도 있었다. 이 부서는 확실히 미친 곳이었다.

아라 박사가 한숨을 쉬었다. 이번에는 안도의 한숨이었다. 200억 년. 후손의 후손의 후손의 후손까지 인생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사실, 200억 년 이전에 인류가 다른 방식으로 망한다면 200억 년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다. 그러나 아라의 맘에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종교와 지구 인구 그래프를 확인한 이상, 이 에너지 모순 현상에는 SCP-001-KO가 연관된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이건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그냥 인류 발전을 늦추는 정도가 아니라 우주를 멸망시키기까지 한다고? 아무리 200억 년이지만 확실히 CK급 이상의 시나리오였다. SCP-001-KO를 더 파헤쳐야만 했다.

아라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케인이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방금 2003에 새로운 묶음이 추가되었네!"

프란시스는 책상에 던져진 파일 뭉치를 집어 들었다. 곧이어 그의 눈빛에 혼란과 당혹스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아라가 케인의 손에 쥐어져 있던 다른 복사본을 낚아챘다.

"뭔데 그래? 암울한 시나리오는 어차피 한두 번 보는 게 아니잖…"

아라는 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의 손에 있는 파일은 분명하게, 에너지 모순 과잉으로 무너져 내리는 우주를 설명하고 있었다. 그것도 몇 달 이내에.

프란시스가 분노와 혼란이 섞인 목소리로 소리쳤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우리가 방금 분명히 확인했는데…"

아라의 머릿속에 수십 가지 생각이 소용돌이쳤다. 분명 2003은 일어나지는 않더라도 확실히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만을 경고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200억 년은 걸릴… 갑자기 아라 박사의 뇌리를 스치는 게 있었다. 인류의 미래를 지키는 타우미엘급 SCP들. XK급 시나리오에 맞서는 것, 타차원의 오염 확산을 막는 것 등 종류도 다양했다. 그 중에서 무언가, 시간 변칙 따위 없이 에너지가 모이는데 걸릴 200억 년을 의도치 않게 단숨에 줄일 수 있는…

"이런 젠장." 프란시스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복도로 울려 퍼졌다.

케인의 인상이 구겨졌다. 셋 모두 동일한 SCP를 생각하고 있는게 확실했다.

SCP-1968. 세상을 리셋하는 도너츠.

아라 박사가 복도로 뛰쳐나갔다. 당장 윗대가리들을 만나야 했다. 파란 줄무늬 넥타이가 풀어진 채 펄럭였다. 속으로 오로지 욕설만이 계속 튀어나왔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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