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앞의 늑대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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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방문을 두드렸을 때, 아이리스는 십자말풀이를 풀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방문이라 잠깐 걱정은 됐지만, 다행히도 폭발은 없었다.

양복을 입은 두 여자가 경호원과 함께 들어왔다. 둘은 쌍둥이로 보였지만, 섣불리 찾아낼 수 없는 미묘하게 다른 점이 있었다. 그들은 어두운 피부색과 곱슬머리에 어울리는 분홍색 세로 줄무늬가 그려진 회색 정장을 입었고, 그 중 한명은 태블릿을 마치 무기처럼 들고 있었다.

"좋은 아침, 톰슨양." 여자 중 한명이 말했다. 아이리스는 "톰슨양"으로는 거의 불려본 적이 없었다. 언제나 아이리스, 아니면 105였다.

"좋은 아침이네요."아이리스가 말했다.

"이쪽은 솔트씨란다." 그녀가 자신과 아주 닮았으면서도 다른 여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나는 O5-10이라 부르면 된단다."

"어— 안녕하세요." 아이리스는 믿기지 않다는 듯이 인사했다. 장난치는 건가? 아이리스는 O5 평의회에 대해 들어보긴 했지만 그들이 몸소 SCP를 만나러 오진 않았다.

"네가 지난주에 해준 일들에 대해 개인적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구나." O5-10이 크게 웃었다.

"아, 그게, 전 그저—" 아이리스가 말하려고 했지만 O5-10이 손을 흔들어 막았다.

"난 네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네가 그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 그게 상당히 인상적이야, 톰슨양. 그 덕분에 우리가 최소한의 대화라도 할 수 있는 거고 말이야."

"대화라뇨?" 아이리스는 O5-10이 뭐라고 말할지, 또 그녀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

"넌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됐어. 그래서 우리는 네가 더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너와 같은 다른 사람들도 말이야. 우리는 기동 특무부대 오메가-7의 파일을 다시 찾아봤고, 그래서 네가—"

"말도 안돼요." 아이리스가 충격과 공포에 질린 채 말했다. "농담하시는 거죠?"

"진담이야." O5-10이 말했다. "넌 지난 9년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를 거야. 매년 더 많은 변칙 개체들이 생겨났고, 우린 한계에 다다랐어. 우리는 어떻게든 문을 막아보려고 하지만, 문 밖의 늑대들 울음소리는 더욱 커져갔지. 우리는 우리가 이미 가진 자원들로 눈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어. 우리는 새로운 특무 부대를 만들거야. 현장 경험이 있는 변칙적 존재로서 네가 그 팀에 들어가 줬으면 좋겠어."

"당신들은 지난번 일을 통해 배운 게 없는 거예요?" 아이리스는 진정하기 위해 한 손을 관자놀이에 얹었다. 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아이리스의 심장은 달음박질 쳤다.

"아니. 우린 많은 걸 배웠지. 그래서 이번에는 제대로 해낼 거라 생각하는 거고." O5-10이 웃었다.

"당신은 미쳤어요. 그는 모든 팀원들을 죽였다고요. 그의 부하였던 사람들을요. 근데 그걸 다시 해보고 싶다고요?"

O5-10은 고개를 저었다. "076-2를 쓰진 않을 거야. 그건 확실히 실수였어."

"안 쓴다고요?" 아이리스의 눈이 가늘어졌다. 아이리스는 눈앞의 여자를 믿지 않았다. 그녀는 아이리스를 설득하는데 너무나도 적극적이었다. 자신을 O5라 주장하면서 상황을 설명해 주던 여자는 O5처럼 보이지 않았다. 높으신 분들은 명령을 하지, 협상하진 않는다.

"우리는 너, 그리고 너와 같은 다른 사람들이 필요해. 믿을 수 있으면서 변칙성을 가진 요원들을. 폭발하는 목걸이나 다른 강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참여한 요원들을 말이야." O5-10의 얼굴에는 진심이 담겨있었다.

물론 모든 진실을 말한 것은 아니었다. O5-10은 자신이 아이리스가 이에 대해 생각하는 걸 원하는 지를 아벨을 사용하지 않기로 하는 것만큼 확신하진 않았다. O5-10은 심각한 거짓말쟁이였고, 말하지 않은 것에 대한 죄책감이 그녀의 눈에 떠올랐지만, 그래도 O5-10은 진심이었다. 자신이 아이리스에게 말한 모든 것을 믿지 않는다고 해도, 그 새로운 팀에 대한 아이디어만큼은 믿었다. 이게 아이리스가 그녀를 믿지 않게 만들었다. 아이리스를 오메가-7에 들어가도록 설득한 초록색 옷을 입은 여자도 진실하지 못했다. 아이리스가 O5-10에 나온 모든 말들을 믿을지는 반반이었다.

"네가 카메라를 쓸 때의 감각을 기억하고 있지?" O5-10이 말을 이었다. "너의 능력을 시험해 볼 때 말이야.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 세상에서 그것보다 강렬한 기분은 없지."

그 말이 아이리스의 정곡을 찔렀다. 왜냐하면 아이리스는 사진을 그리워했기 때문이다. 아이리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걸 알아내는 걸 그리워했다. 그때처럼 사진을 가지고 놀고 싶어 했다. 그건 하나의 재밌는 게임이었다. 아니, 게임 이상이었다. 그건 마법이었다. 만질 수 있고, 하나의 일부가 된 마법이었다. 그 감정은 초록옷의 여자가 아이리스를 설득할 때도 얘기한 감정이었다…

하지만 아이리스는 그때 14살이었다. 어리고, 속기 쉽고, 어리석었다. 시간은 아이리스에게 많은 걸 가르쳤다.

"아니요." 아이리스가 말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다시 이런 일을 하기는 싫네요. 당신은 거기 없었잖아요. 전 친구들을 잃었어요. 모두를요."

"뭐, 하기 싫다면 별수 없지." O5-10이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계획대로 진행할거야. 그래야만 해. 날이 갈수록 상황이 절박해져가고 있어. 네가 안 된다면 다른 사람이 할 거야. 어쩌면 어린 아이일수도 있겠지. 자신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 거야."

아이리스는 몸을 기어오르는 한기를 느꼈다. "그럴 수 없어. 당신은 그게 뭔지 이해하지 못—못해. 그게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모르잖아."

"맞아." O5-10이 말했다. "난 몰라. 하지만 그걸 아는 사람이 딱 한 명 있지. 그들을 도울 딱 한 사람."

아이리스는 O5-10의 목을 비틀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목을 비튼다. 꽤나 쉬운 일이다. 경비가 권총을 뽑기도 전에 O5-10은 숨을 거둘 것이다. 가 가르쳐 준 데로만 한다면.

대신 아이리스는 화를 억눌렀다. "쌍년. 당신은 진짜 쌍년이야." 아이리스가 차갑게 말했다.

O5-10은 잠깐 동안 조용히 있다가, 웃었다. "그럼 함께 하는 거지?"

아이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는 자기 자신도 믿지 못한 채로.

"좋아, 너의 보안을 담당하는 담당자가 곧 찾아올 거야. 그 사람이 자세한 설명을 할 거고. 합류한 걸 환영해, 톰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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