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품: 게임 패키지 3개
운송장 번호: 1110225433
배송일: 2060년 8월 13일
수령일: 2025년 8월 13일
배송 방법: 특수배송
배송 주소: 화성, 올림푸스, 랑그릿타 가 13번지-113호
물품 설명: 이번 년도 플러그소프트 사 신작 게임 3개. 내가 만든 것 중 베스트 3개만 엄선했다.
어릴 적의 난 왜 그런진 몰라도 게임을 하는 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나만 그런 건 아니였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열심히 게임을 해댄 덕분에 나는 회사에 입사했고 지금은 게임을 만들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어릴 때나 지금이나 게임을 쳐다보고 있는 시간은 거의 똑같지만… 지금의 나는 어릴 때만큼의 게임 플레이에 대한 열정이 없다. 게이머와 게임 개발자의 시선의 차이라고나 할까.
어쨌든, 지금의 나는 내가 만든 게임을 해보라고 하면 금새 질릴 것이기에 어릴 적의 나에게 내 게임을 보낸다. 나라면 충분히 내가 만든 게임을 즐길 수 있을 테지. 과거의 나는 이 게임들을 즐겁게 플레이해 주길.
물품: <데이터 손상?>
운송장 번호: 6555178933
배송일: 2060년 5월 4일
수령일: <데이터 손상>
배송 방법: 직접배송
배송 주소: 지구, 캘리포니아 주 메이플 가 5번지
물품 설명: 내가 저번에 한에게 보낸 작품 샘플이 이 씨발놈들 배송 실수 때문에 분실됬다고 한다. 항의 전화를 10번 넘게 걸었는데도 망할 AI 아나운서만 똑같은 대답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난 나만의 방법으로 복수해 주기로 했다.
밀스의 보급미술 제 3장을 1000개 복사해서 그대로 보낸다. 배송비 따위는 상관없다. 그놈들은 뭘 배송하고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택배 배송선이 있었다는 사실마저도. 엿이나 먹어.
물품: 행성용 철거 생명체 NR-1 100마리
운송장 번호: 8552444589
배송일: 2071년 9월 5일
수령일: 2071년 9월 9일
배송 방법: 차원간
배송 주소: 수성, 톨스토이 분지, 뉴 제니스
물품 설명: 이 생명체는 오직 100마리만 생산되었으며 추가 생산 계획은 없습니다.
오직 철거 용도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다른 용도로 사용해 일어나는 피해는 람다 Co.에서 책임지지 않습니다.
철거를 원하시는 행성의 대기권 내로 진입하신 후 본 생명체를 투하해 주세요. 한 행성에 최대 3마리 정도가 적당합니다. 너무 많이 투하할 시, 상호 공격의 위험이 있으니 주의해 주시길 바랍니다.
3단계 이상의 문명 격차가 나는 행성에서만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격차가 미미할 시, 철거 작업이 행성민들에 의해 중단되거나 지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의: 상하지 않도록 반드시 냉동보관해야 합니다. 해동 시 5분 30초를 초과하면 안 됩니다. 대뇌 신경계에 손상을 일으켜 폭주할 위험이 있습니다.
물품: 청려장 1개
운송장 번호: 5896551225
배송일: 2014년 1월 5일
수령일: 2014년 1월 16일
배송 방법: 표준
배송 주소: [수령인 요청으로 삭제됨]
물품 설명: 명아주로 만든 지팡이. 영조 16년 1월에 스승님께서 임금께 직접 하사받으신 물건이다.
물론 스승님께선 지팡이 없이도 도술을 써 충분히 돌아다니실 수 있었지만 내심 기쁘신 듯 항상 이 물건을 떼어놓지 않고 다니셨다. 폐하께서 직접 하사하신 물건이라며 주변에 자랑하는 것도 늘 빼놓지 않으셨다. 스승님과 동문지간이신 분들은 세속 시절 버릇 아직도 못 버렸다며 놀려댔지만 스승님은 그저 웃어 넘겼다.
스승님은 지팡이에 도술들을 각인시키어 그저 지팡이를 몇번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능히 비범한 일을 벌이시곤 하셨다. 물건에 여러 개의 도술을 동시에 각인시켜 사용하고 다니는 것은 아마 스승님이 처음일 것이다.
어쨌든 스승님은 남들보다 상당히 오래 사셨지만 양생술은 끝내 익히시지 못하였다. 스승님이 마지막으로 산에 올라가시기 전 나에게 이 지팡이를 넘겨 주셨다. 난 그 이후로 스승님을 보지 못했는데, 나는 스승님이 신선이 되셨다고 믿고 있다.
한국전쟁 때 잃어버렸던 이 지팡이를 내 전우 강백이 다시 찾아준 이후로 나는 이 지팡이에 걸린 도술에 관해 몇 년 동안 독자적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으니 퍽 미진했다. 아무래도 개인이라는 한계도 있고 나도 조심스레 생업에 종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때문에 나는 이 물건을 능구렁이 손에게 공식적으로 넘겨 조사를 맡기고자 한다. 이런 식으로 물건을 넘겨주는 것은 퍽 섭섭하기도 하나 내가 당분간 대외활동을 자제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음을 양해 바란다.
물품: 시리즈 A 샘플 XES-27
운송장 번호: 6448652282
배송일: 2096년 8월 11일
수령일: 2096년 8월 30일
배송 방법: 특별
배송 주소: 천왕성, 마리암 타워 33층
물품 설명: 투자자들에게 미리 감사의 말씀 전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후원 덕분에 우리의 '방사 블랙홀' 연구는 지난번보다 훨씬 구체화되어 미리 샘플을 보낼 수 있을 정도로 진전되었습니다.
방사 블랙홀의 원래 주요 목적 중 하나는 행성 채굴기나 구형 공중 지지 장치같은 상당량의 에너지를 요하는 곳에 추가적으로 부착할 보조 에너지원 공급 장치를 만드는 것이였습니다. 그러나, 반에너지 열원에 방사 블랙홀을 결합시킨 실험 결과 오히려 반타키온 입자의 급격한 팽창과 가속이 확인되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는 무한한 에너지원을 얻은 것입니다.
설계도를 동봉해서 함께 전달합니다. 주의사항에도 명시되어 있는 내용이지만, 가동 중인 방사 블랙홀 장치 배출구 부분에 가까이 접근하지 마십시오. 반타키온 입자의 방출 방식은 상당히 강하게 설계되어져 있어 어떠한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제품의 개발 사실을 지구를 제외한 다른 행성에 알리지 마십시오.
물품: 수라꽃 가루 250g
운송장 번호: 1561562385
배송일: 2001년 7월 21일
수령일: 2001년 7월 30일
배송 방법: <배송인 요청으로 삭제됨>
배송 주소: 서천 리조트 사무실 103호
물품 설명: 정상가에 공급할 수 있는 건 이게 마지막입니다. 할락궁이님께서 서천식물원에서 한 번이라도 더 꽃이 사라졌다간 서천동자들을 싹 다 해고해버리겠다고 엄포를 단단히 놓으셨거든요. 안 그래도 구하기 힘들었는데 이젠 사업을 접던지 말던지 해야 할 판이네요.
제품의 주 재료는 수라꽃입니다. 최근 단속이 심해져서 정제후 가공 과정이 상당히 험난했습니다. 다행히 아는 분들 중에 초강대왕님과 커넥션이 있는 분이 한 분 계셔서 그쪽의 불꽃으로 처리를 했습니다. 지옥의 불꽃과 천상의 꽃잎의 만남인 셈이죠.. 듣기만 해도 제 제품을 처음 체험하셨을 때의 흥분이 떠오르지 않나요?
제품 받으시려면 무장승님께 "요즘 꽃밭이 매우 화창하다며?" 라고 말하시면 무장승님이 물건 건네주실 겁니다. 입막음비는 제가 이미 지불했습니다. 전에 신세진 것 갚는 거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그래도 명색이 서천의 문지기이신 분이라 조금 가격이 쎄긴 하더군요.
서비스로 수라꽃 이파리로 우려낸 차도 몇 개 넣어 드렸습니다. 제품 받으시고 제 인간계 계좌로 남은 대금 절반 지불하시는 거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