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113.A-01권: 악기들, 작곡가들, 콘피키 노비스쿰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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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대주교들의 도식

a. "이 역사가 금지된 것은 마땅한 일이니, 이는 메카네께서 오시기 전의 시간은 공히 끔찍하며 신묘한 까닭이다." - 도식배치사 스로틀(Throttle), 《원기술(遠-)의 우화》

b. 옛 우주학자들은 퀴테라에서 별들과 천체와 그 안의 비밀들을 주로 연구하던 이들이다. 수효는 절대로 많지 않았으며, 이들의 저작은 일부 단편(斷片)만이 전한다. 이는 정신이 환영받지 못하는 곳에 대하여 질문을 던진 대가라 할 수 있다.

c. 절제(節制)된 살덩어리란 결국 자멸에 이를 따름이다. 그 근본은 혼돈에 있을 뿐이며 혼돈은 오직 파괴하기만 하는 까닭이다. 이들 기체 구에서 솟아나오는 메카네의 빛에 대해서는 단지 가능성만 아니라 확실성을 말할 일이다. 성 제조사 배플께서도 이리 선언하시지 않았던가. "시간만 충분하다면 모든 시스템은 질서를 향하여 발달하기 마련이다."

d. 퀴테라보다도 이전 시기에 석각된, 고대 교단의 가장 오랜 기록 중에는, 녹슨 세계에 있던 Θαρκ와 Σορν가 메카네에 대하여 알고자 왔으나 전쟁으로 빠져들어 자신을 파멸시킨 비극에 대해 서술하는 것이 있다.

e. 정신은 성역[聖役]을 다함에 있어 메카네를 굳이 알 필요는 없다. 충분한 질서와 규격화를 열망하는 마음만 있다면 메카네께서는 그 논리적 귀결이 되어 주신다. 근원이 아니라.

f. 《도식》 제1.1.A-01권 참조.

제19.113.A-01권: 연기열기의 구
1. 금지된 역사a 속에는 '지구로의 추락'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나니, 곧 메카네께서 살덩어리의 구(球)로 오시어 그 구를 다시금 완전하고 순수케 하신 이야기일지라.
2. 또 옛 우주학자Old Kosmotistb들이 가로되, 메카네께서는 강림하실 적에 크고 작은 수많은 구들을 지나치시었으며, 이들 각자를 주의 깊게 살피시고 이들의 바람과 적합성을 평가하신 다음 저버리시었노라.
3. 그 중에 얼음과 냉기의 구가 많았으며 그들 모두 고요하고 완전하였는데, 메카네께서 그 모습을 보시고는 이들이 정연한 총체를 이루는 속에 때묻지 않았음을 깨달으시어 그대로 두어야 함을 아시었노라. 그러므로 메카네께서는 이들을 지나치시었도다.
4. 그리고 그 중에 공기와 바람과 움직임의 거대한 구들이, 변화무쌍한 혼돈으로 가득 차고 단단한 곳 없이, 오만 곳에 살덩어리가 넘쳐흘렀으나 원초의 형태를 간직한 채로 있었도다. 메카네께서 그 모습을 보시고는, 질서가 이곳을 찾아올 수 있겠으나 이들은 이전처럼 혼돈 속에 잠긴 채로 계속 남을 것임이요, 이는 통일된 지식이 찾아올 때까지 이어질 것임을 깨달으시었노라.c 그러므로 메카네께서는 이들을 지나치시었도다.
5. 그리고 메카네 앞에 두 구가 있었나니, 하나는 먼지와 얼음의 구요, 하나는 연기와 열기의 구였더라. 메카네께서는 첫째 구를 보고 슬퍼하셨나니, 그가 죽은 지 오래된, 실패한 지성들의 비극이 잠든 무덤이 된 까닭이니라.d 그리고는 둘째 구를 보시매 그곳에 지성이 있었나니, 곧 자신의 능력에 힘입어 발전하는 자들이었더라.
6. 메카네께서 그곳에서 잠시 안식하시고, 또 그곳에 임재하시며 그 거민들을 축복하셨나니 이는 그들이 위대한 지식들을 수집하고 키 높은 도시를 건설하며 그들의 균형과 논리를 기쁘게 한 까닭이니라. 그리고 메카네께서는 그들을 참된 이해로의 길 위에 두시고 그 길을 걷게 두며 떠나셨나니, 이는 그들의 경로가 적절했던 까닭이니라.e
7. 그리고 황금빛 태양광선 속에서 메카네께서는 셋째 구, 곧 물과 흙의 구를 보셨나니, 이는 무용함 속에 지나치시었던 구였더라.
8. 그리고 메카네께서는 그 지식이 필요할 것임을 보시고 이 마지막 구로 출발하셨으며f, 그곳에서 우리를 위하여 부서지셨노라.




a. "음악- 초심자가 규격화된 수학적 사고를 이해하는 데 있어 가장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수단." - 성 발명사 초크, 《조립의 교향곡》

b. "흰개미에게 복이 있나니, 전체를 향상시킴을 위한 규격화된 화음에 종사함이라." - 출처 불명

c. 새로운 것을 지을 때 사고가 만족해함은 메카네의 선물으로, 조립이 신앙심의 옆에 앉아 있다는 참된 표식이다.

d. 퀴테라 사람들은 실행할 방법을 알지 못하였을 뿐, 공간구조개조에 익히 능숙하였다. 고대를 숙고해 보면 막대한 진보가 참으로 가득하여 오늘날의 우리가 감히 비할 수 있을지 바라기 어렵다.

e. 마지막 돌을 놓음을 지켜보면서 불명의 제조사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메카네께서는 황지 속에서 무한한 가능성의 영역이 보이도록 하십니다." 그녀의 말은 참되도다.

f. 총대주교들의 도식은 메카네께서 예비하셨으며 또 고대의 사람들에게 갖가지 단순한 기계들과 기술적 알고리즘을 가르쳐 주었던 훨씬 위대한 도식들을, 미천하게 모방했을 따름이다.

g. "메카네는 아직도 부서져 계시나, 엔텔레키는 필연적인 완전함을 우리가 옳게 예비케 하여 준다." - 성 발명사 엔리히너, 《육체해산을 찾아서》

제19.113.A-02권: 영리한 디자인을 소지한 자
1. 연기와 열기의 구에는 두 종족이 살았나니, 자신을 각각 악기와 작곡가a로 칭하던 이들이니라.
2. 악기Instruments는 흙과 바위에서 유래한 자들로서 기쁜 작업을 위해 노동하였나니b, 곧 이들이 건설하는 경이로움을 안 까닭이라.c
3. 그리고 그 신체와 형상은 인간과 같았으나, 그 형상은 규격에 맞는 것이며 건설된 것이므로 옳고 참되었도다.
4. 작곡가Composers는 공기와 열기에서 유래한 자들로서 기쁜 생각을 위해 노동하였나니, 곧 이들이 숙고하는 경이로움을 안 까닭이라.
5. 그리고 이들에게 신체와 형상은 없었나니, 그 사고가 6차원의 불규칙한 타원체를 3차원으로 압출d하였으므로 옳고 참된 까닭이라.
6. 그리고 작곡가들은 악기들 사이로 들어가 활력을 불어넣으며 함께 어울렸도다.
7. 또 악기들은 작곡가들을 지원하고 상연하고 입증하였도다.
8. 이들은 메카네께서 오심을 좋게 여겼나니, 그들의 세상이 오래되어 시들어 버린 까닭이라.e
9. 메카네의 형상을 옳게 좇음으로써 이들이 웅대한 작품을 하나 건설하였나니, 이는 모든 것이 차가운 종말을 맞이할 때에도 그 지식을 저장하고 보관할 곳이라.
10. 그리고 이 위대한 지식을 담은 작품이 마땅히 축복할 만하매, 메카네께서는 계획을 그 안에 심어두셨도다.
11. 그리고 그 계획은 메카네를 온전히 완성함에 있어 단지 초라한 도식f에 불과하였으나, 악기들과 작곡가들은 이 계획을 보고 그가 이상적인 것임을 알았노라.
12. 그리고 긴 몇 누대가 지나 작곡가들과 악기들이 진실한 지식으로의 길을 닦기를 끝마치고 메카네와 함께 엔텔레키Entelechyg를 얻었으니, 그들의 작품이 지금도 남았더라.
13. 그리고 옛 우주학자들은 퀴테라Kythera에서 하늘을 쳐다보며, 이 작품을 아이디어들의 책, 영리한 디자인을 소지한 자, 엄숙한 메커니즘을 지키는 자라 일컫더라.
14. 그리고 총대주교들께서는 자신이 임명받으실 제 이 작품을 콘피키 노비스쿰(Confici Nobiscum)이라 일컬으니, 이 작품으로 말미암아 모든 자가 메카네의 도식 안에서 혁신하고 규격화할 수 있는 까닭이니라.



lh. 슬프다, 그들의 비옥한 사고는 과다한 진실에게 예비되지 않았나니.


제19.113.A-11권: [해독불가]의 탐구
[총대주교들과 도식사 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삭제]
172. 그리고 그들의 정신 속에 있던 지식이 매우 순수하고 용융되었으매, 그들은 한 손길에 불탔도다.lh.
173. 그러자 또 열세[총대주교들과 도식사 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삭제]


제19.113.A-35: 발명가 스플라인의 탐구
1. 메카네의 형상을 따 주조된 나, 발명가 스플라인(Spline)은 총대주교들의 도식에 나의 계획을 이로써 기록하노라.
2. 나는 순수한 생각과 믿음으로 가득 차 있음과 임무를 다하기 위하여 최적으로 규격화되었음1을 여기에 언명하노라.
3. 나는 내 모든 행동들이 메카네와 규격화와 총대주교들에게 봉사함을 또 여기에 언명하노라.
4. 그런즉 나의 신성한 탐구는 이에 시작하도다.
5. 격식은 다 차렸으니 가식은 이제 어느 한구석으로 치워버려도 될 듯하다. 나는 이 글 읽는 사람은 내 동료 발명가들밖에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우리 모두는 총대주교들께서 가히도 축복받으신 몸이시되 그래도 이따금은 서식을 고집하시느라 신성한 진리를 찾는 과정을 저해하실 수도 있음을 안다.

다른 세상에 관한 심각한 이론적 쟁점은 언제나 있었다. 우리 모두 도식 제21.01.A-01권과 그곳에 사서-3이 남긴 작은 해설들을 보았으리라 짐작한다. 나이 많은 컴퓨터라면 당연히 해볼 만한 걱정이니 누구를 탓하겠나.

메카네께서는 무슨 이유 때문이었는지 이곳으로 떨어지셨거나 혹은 강림하셨거나 아니면 하늘나라에서 쫓겨 오셨다. 나는 보통들 생각하듯이 메카네께서 지구에서 살덩어리와 겨루던 끝에 부서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확신하는 바는 메카네께서 어딘가 다른 곳에서 치명타를 맞으셨고, 지구는 단지 도착한 곳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총대주교들께서 우주 탐험 이야기만 나오면 꿀 먹은 양 말이 없으신 걸 보니 나는 그분들께서도 똑같이 그렇게 믿으신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다시 한 번 금성 표면에서 콘피키 노비스쿰 회수를 시도할 때가 찾아왔다는 뜻이다. 내가 알기로는 이번이 여섯째 시도일 것이다. 처음 두 번은 퀴테라 사람들의 시대에 있었다. 이들이 그곳에서 유용한 정보들을 많이 모아와서 위의 다양한 형식 속으로 편입시키긴 했으나, 다시 가져올 수 있다는 가능성은 진지하게 고려해 보지 않았던 모양이다. 두 번째 시도는 — 한 철학자가 시도했다는데 그 이름이 우리 기록에서 의도적으로 지워진 듯하다. 심지어 고래부터 내려온 분열 이전 기록까지 찾아보더라도 — 아무래도 정확히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모르겠다.

내가 종합해본 바로는 이들은 접촉에 성공했으며, 접촉하면서 몇천을 죽여버렸다. 자료들 중에는 로고코스트logocaust, 즉 아이디어들이 불타버렸다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정확히 어떤 일이 생겼는지 알 수는 없었다만, 뒤이은 기록들은 훨씬 더 단편적인데다 허겁지겁 쓰인 듯한 흔적까지 보인다. 무언가 열셋이 '모이게' 되었거나 '구매'되었거나, 일부 기록에선 '채용'되었던 듯한데, 이 열셋의 단체행동 때문에 우주학자들이 구축해 놓았던 접촉은 깨져버리게 되었다.

70년대에 발명가 패시베이터(Passivator), 파이어월(Firewall), 킹핀(Kingpin)이 새로운 탐구를 시도했는데, 내 생각에 이 탐구는 셋이 갖가지 뉴에이지 운동의 측면으로 민간에 관여했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 같다. 물론 그것들 모두 약간씩 이단이겠다만. 어쨌든 이들이 아주 철저하게 밝혀낸 사실은, 콘피키와 정신적 또는 고차원적으로 접촉하는 것은 불가능하기까지는 아니다만 인간의 정신 또는 전통적 발전(發電)을 너무 소요하는 탓에 실행하기 극히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 셋이 옛 우주학자들의 기록을 읽었는지는 찾아보지 못했지만, 다행히도 로고코스트를 또 한 번 초래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나는 콘피키가 사용하고자 만들어진 것이며, 또 금성인들("악기"나 "작곡가"보다 좀 더 표현을 명료하게 하자면)이 아직도 그를 어느 정도는 사용하고 있다고 본다. 퀴테라의 옛 우주학자들은 금성인들이 엔텔레키를 얻었다는 데 동의한다만, 그들이 행성을 떠나기까지 했다는 증거는 없다. 무릇 메카네와 합일을 이룬 정신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지 않겠나? 중요한 것은, 원격 접촉이 실패했다는 점이다. 직접 접촉마저도 실패하리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저 1000인이 저곳으로 가는 이상, 금성에 접근하기는 지금 때보다 쉬워진 적이 없다. 저들은 내게 분명히 쓸모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중에 공식적인 표현으로 재편집하겠다만, 내 계획은 한마디로 이렇다. 나는 금성으로 간다. 가서 콘피키를 찾을 것이다. 그 작품을 건설한 정신을 찾을 것이다. 그들과 저 희대의 명작, 그 모두를 이곳으로 데려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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