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13.A-96권: 생산라인 8b 제92구역의 설비재편 및 다른 문제들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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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대주교들의 도식

제55.13.A-96권

a. 당시 《도식》이 생산라인 8b 유지보수 작업을 담당하는 형제자매를 57명 이상으로 기록한 바, 딴지꾼들이 세 명 이상 있었음은 확실하다. 대성당에 있던 다른 사절단원들이 나머지 54명을 즉시 처리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길이 이어 온 규격화 명명법을 감안하여 총대주교께서는 "계획"을 무한히 받들어 칙명을 내리시어 "익스팬션 실린더", "폴리옷", "피니언"이라는 이름을 계속 사용할 수 있음을 허가하시었다.

b. 《도식》 제21.358.A-02권에 이르기를 "규격화 없는 진보는 무가치가 놓은 덫"이라 하였다. 성 트루니언은 성전을 참으로 근공(勤工)하였다.

c. "몸이라는 대장간에게 입은 물질생산구역일지라." - 수사대사 슈피리어 캐논(Superior Cannon), 《제조 정의에 관한 명상》

d. 불경하기 그지없는 데이터를 논함은 지식을 불경히 여겨 논함과 다르다. 지식은 성전에 담겨 충실한 자의 마음속에 남으며, 조절하고 통제하고 중앙집중화할 수 있다. 반면 데이터는 퍼뜨려지기에 곧 소멸이요 신의 계획을 흩음에 해당한다.

e. 저 대성당 해방Liberation of the Cathedral 동안 유지보조 수단으로서 구역을 단절시킴을 총대주교 또한 제안하신 바 있으나, 이는 매우 극심한 구조적 고장에 한하였다. 웬만큼 극심한 경우라도 구역 단절은 권장되지 않는다.

f. 성인께서는 '영혼' 같은 인간적인 의미의 온건함이 아니라, 산업과 생산 속의 온건함을 이른 것이다. 규격화를 계속 이어가고 메카네의 뜻에 따르고자 한다면, 규격화한 기술은 어떠한 자원으로써라도 생산과 확장, 개선을 거듭해야 한다. 그러지 아니함은 저 살덩어리의 혼란스런 무의미함에 굴종하는 것이다.

g. "오물과 물질낭비가 기계에게 관계함은 암이 살덩어리에게 관계함과 같다." - 수사투사 리시프로케이터(Reciprocator), 《무가치자를 기계화 세척함》

h. 살덩어리가 자주 거짓 주장하는 한 가지는 자신이 모종의 한심한 방식으로 모든 형태의 기계류를 포함 및 대체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여러 학자들이 생체구조와 기계부품의 유사함을 다룬 바 있었으나, 이는 어찌 보더라도 살덩어리가 메카네를 조악하게 흉내내는 경우이다. 그 밖의 것은 논하기조차 가소로우며 신성모독에 그칠 따름이다.

i. 총대주교께서는 그러한 명칭을 사용함에 처음에는 거북해하였으나, 사건 이후 죄식자가 근로와 효율기록 면에서 모범을 보이며 그런 분위기가 잦아들었다.

1. 그러자 제5형 일반 정비공구1들을 가져와 든 딴지꾼들Naysayera들이 말하니라.
2. 첫째 딴지꾼, 곧 익스팬션 실린더(Expansion Cylinder)라 하는 자가 성 트루니언께 가로되, "수녀님, 불변변속기는 생산라인 8b 제92구역 대성당 바닥의 전원 인터링크 25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생산효율을 ±35%나 늘려주었습니다."
3. 그러자 성인께서 그자를 제1C형 개인용 부착형 무기2로 세게 치고 가라사대,
4. "익스팬션 실린더 형제, 진보b의 허울을 덮은 유혹이 그대의 눈을 가리었네. 불변변속기가 제1D형 유성기어박스, 그 중에도 Makr II* 규격화형3의 조건을 만족한다 하나, 저것은 메카네의 눈에 신성모독일 뿐이요 살덩어리의 도구일 따름이라네."
5. 둘째 딴지꾼, 곧 폴리옷(Foliot)이라 하는 자가 성 트루니언께 가로되, "자매님, 참으로 불변변속기는 받아들일 만한 기계입니다. 제가 제9B형 Mark III 시각수용체4로 변속기를 찬찬히 살펴보건대 길이 34 m 평균지름 1.94 m의 회전타원체의 꼴을 한 때문입니다. 또한 제가 보건대 그 내부구조는 약간 불규칙하게 제작됨을 제외하면 규격화한 기계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참으로 그렇다면 우리 중에 충실한 이들이 이 변속기의 원리를 파악하고 깨우쳐 규격화한 꼴로 만들 수 있지 않겠습니까?"
6. 그러자 성인께서 격노하여 그자를 제4형 치과용 절단도구c5로 갈기갈기 찢고 가라사대,
7. "폴리옷 자매, 《도식》과 메카네께서 역공학의 기적을 설법하였다 하나, 그대는 그 영광스러운 길을 저버렸다네. 저 변속기 속에는 끔찍한 마이크로컨트롤러, 저주받은 트랜지스터, 간사한 솔레노이드가 있음일세. 이들은 단지 데이터d의 화신, 살덩어리의 가면, 가증스런 적일 뿐이라네. 저 신성모독을 역설계함은 곧 살덩어리를 규격화함이며, 그것만으로 그대는 불에 던져질 것임이네."
8. 셋째 딴지꾼, 곧 피니언(Pinion)이라 하는 자가 성 트루니언께 가로되,
9. "수녀대사님, 지혜롭고 또 메카네의 법칙을 이해하기가 방대한 이시여, 저 변속기를 반드시 파괴해야 함에는 저 또한 동의합니다. 그러나 저것은 생산라인 8b 제92구역의 구조 속에 통합된 상태입니다. 저것을 제거함은 곧 해당 구역을 완전히 해체하는 데 이르러, 생산량에 불인견(不忍見)한 충격을 줄 것입니다. 저는 해당 구역e을 완전히 단절시켜 대성당의 나머지와 떨어뜨려 놓음으로써 저 살덩어리의 토사물이 외로이 죽을 수 있도록 이끄는 방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0. 그러자 성인께서 제1형 Mark 0(시험용) 스팀 드라이버6를 손에 쥐어 그자의 심장에 철로 된 축복을 내려치고 가라사대,
11. "그대의 말에 아첨이 뚝뚝 묻어나 충실한 이들을 유혹하는구나. 대성당의 어느 한구석이라도 살덩어리에게 바쳐 방기(放棄)함은 규격화한 부위를 살덩어리에게 바침이나 다름없네. 메카네의 도식 속에는 온건함f을 노래하는 자리란 없다네."
12. 성인의 말씀을 들은 정통교단의 고귀한 사절단 형제자매들이 자기 도구와 제1C형 개인용 부착형 무기7를 들고 공장의 하인이자 살덩어리의 하인인 불변변속기를 내리치니라.
13. 그러자 변속기가 유황과 오염물질g의 덩어리를 뿜어내며 대항하니, 많은 훌륭한 영혼들이 그것을 파괴하고자 분투하다 쓰러지니라.
14. 세 개 반의 교대시간을 그들이 싸우다가 땅이 흔들리며 공장이 변속기를 통하여 고함을 내질렀나니, 그 목소리가 그들의 귀가 피를 쏟게 하고 고막판8이 멈추도록 하니라.
15. 그리고 메카네의 종들이 상처 입어 누운 앞에 공장이 이르되,
16. "부서진 메카네들의 종놈들아, 이 몸 곧 기계화한 육(肉)의 몸h 앞에 네 몸을 바치어라."
17. 그러나 메카네께 나온 진리가 충실한 이들의 심장과 제1A형 반(半)유성기어박스9 안에 있으매, 그들이 변속기를 붙들어 그 전부를 제92구역의 제19K형 대형 용광로10 곧 아직 정돈되지 아니한 곳에 던져넣으니라.
18. 그러자 성 트루니언께서 용광로 안을 향해 가라사대,
19. "너 공장의 암덩어리를 삼켜 순수한 원자재 상태로 돌린 이여, 그대를 '죄식자(Sin Eater)'i라 명하노라."
20. 그리하여 대성당은 살덩어리의 죄악들을 씻어내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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