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로가』의 내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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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bureindam 2022/3/13 (일) 03:21:44 #31322402


『와로가』라고 아는 사람 있을까. 울트라맨을 좋아한다면 알지도 모르겠는데, 솔직히 모르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한테는 하루도 빠짐없이 머리 한 구석을 계속 차지하고 있는 존재거든. 그래서 좀 이야기해 보려고.

일단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싫은 사람들은 뒤로가기를 권장.


『와로가』는 2001년~2002년에 방영된 「울트라맨 코스모스」에 등장하는 적이다. 검색해 보면 사진이 얼마든지 나오니까, 궁금한 놈은 알아서 찾아보고. 찾아보기 귀찮으면 좋을대로 모습을 상상하면 된다. 이 녀석은 별명이 「사악우주생명체」일 정도로, 사악한 수단으로 인류에게 공격을 가해왔다.

『와로가』는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능력을 가졌다.

obureindam 2022/3/13 (일) 03:25:08 #31322402


『와로가』는 제13화 「시간의 딸 (전편)」, 제14화 「시간의 딸 (후편)」에 등장했다.

극중에서 『와로가』는 어떤 여자를 덮치고 있다가, 울트라맨 코스모스로 변신한 하루노 무사시(배우: 스기우라 타이요)에게 쫓겨 도주한다. 구조된 여성은 기억을 잃어버린다. 처음 만난 사이지만 여성과 무사시 대원은 서로 은근한 호의를 품고, 서서히 거리를 좁혀간다. 그런데, 그 여자의 신원을 조사한 결과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진다.

여자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여자의 이름은 「레니 쿠로사키(배우: 미와 히토미)」. 그녀는 거주용 우주정거장 「제르미날 3호」의 건설 도중에 사고를 당해, 산 채로 우주공간으로 튕겨나가 사망했을 터였다. 그러나 전두부에 이식된 변조기 바이오칩이 신체를 조종하며, 그 칩이 발하는 특수 펄스로 유사생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었다.

『와로가』의 목적은 극중에서 괴수외계인에게 가능한 한 평화적으로 대응하는 기관 「SRC」가 레니를 보호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예상대로 바이오칩을 해석한 「SRC」의 컴퓨터는 오염되어 사용불능 상태에 빠진다. 그로부터 와로가의 작전이 진행되어 이야기상의 핀치가 전개되는 것이다.

결국은 이러저러해서 당연하지만 『와로가』는 쓰러진다. 그러나 그것은 레니가 스스로를 희생해도 좋다고 마음먹어준 덕분이었다. 그리고 싸움이 끝나자 레니의 생명활동은 다시 멎어 버린다. ……꽤나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결말이었지.

obureindam 2022/3/13 (일) 03:29:17 #31322402


이 에피소드를 테레비로 보고 있던 당시, 내 기억에 깊이 박힌, 인상 깊은 장면이 몇 개 존재한다.

1. 레니 쿠로사키가 우주공간으로 튕겨나가는 장면
「SRC」에 보호된 레니가 자신이 죽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회상 장면. BGM도 없고, 그저 눈을 감고 입을 벌리고 깜깜한 어둠 속을 떠도는 레니를 멀리서 비춘다. 30초 정도 그렇게 비추기만 하는데, 몹시 긴 무음과 거의 새까만 영상 때문에 기분이 섬뜩했다.

2. 와로가가 순간이동해서 나타나는 장면
후편에서 『와로가』가 쓰러지고, 본편 드라마 부분이 끝난 뒤 불과 몇 초 정도 비쳤던 장면. 잘 모르겠지만 스튜디오의 벽처럼 보이는 것이 멀리서 비치고, 화면 가장자리에는 촬영 카메라 같은 것이 슬쩍 보인다. 촬영 스태프로 보이는 사람 그림자도 한 순간이지만 포착되었다. BGM 없음. 그리고 그 순간, 『와로가』가 순간이동이라도 한 것 처럼 화면에 출현하더니, 이쪽을 바라보았다가, 팟 하고 사라진다. 이미 스토리상 『와로가』가 쓰러진 뒤였기 때문에 분명히 방송사고 같은 느낌이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3. 레니 쿠로사키가 절규하는 장면
위에 설명한 2. 장면에서 광고를 하나 끼고 이어 방송된 장면. 죽어 없어졌을 「레니 쿠로사키」가, 아무도 없는 회의실 같은 곳에 혼자 서 있었다. 마치 도촬하는 것 같은 각도로 화면의 절반 정도가 무언가에 가려져 있었다. 직후, 레니는 입을 크게 벌리고 무언가 말하면서 눈을 크게 뜨고 절규했다. 목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고, 대신 부우우우웅 하는 이상한 낮은 소리가 흘러나왔다. 머리카락을 후들후들 헝클어뜨리며 절규하는 레니의 모습은 정말 비정상적이었다. 영상 자체는 불과 몇 초만에 끝났고, 그 뒤 평범하게 다음 광고가 흘러나오면서 그대로 프로그램이 종료되었다.

obureindam 2022/3/13 (일) 03:29:17 #31322402


흔해빠진 도시전설 같지? 너희들 생각대로 그런 영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는 것 같다. 내 기억이 잘못되었거나, 무언가 다른 영상이 기억에 섞여있는 것이 진실에 가깝겠지. 만델라 효과인가 뭔가 그런 것도 있다는 것 같고.

퀄리티가 떨어져서 내가 지어낸 시시한 창작이라고 생각하는 놈들도 많이 있을 것 같다.

그 생각대로, 이 이야기는 도시전설이 아니다.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이런 기억을 가지고 있는 건 나밖에 없는 것 같다. 누구 하나 나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니까, 이건 그냥 내가 허언증인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믿거나 말거나지만, 나는 분명히 보았다. 그것을 확신할 수 있는 근거가 되는 일이 얼마 전에 있었다.

obureindam 2022/3/13 (일) 03:35:44 #31322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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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

내가 통근할 때 사용하는 길은 도중에 전철 건널목이 있다. 내가 지나가는 건널목은 열리지 않는 건널목 정도로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타이밍이 나쁘면 5~6분 정도는 발이 묶이는 느낌의 그런 곳이다.

빠아아앙, 땡

야근하고 돌아가는 길, 건널목 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차단기가 내려가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계속 건널목 소리를 듣고 있다 보면, 무아지경의 상태처럼 된다고 해야 하나, 묘하게 집중이 된다. 그러다 보면 전철의 접근을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다. 「철컹 덜컹」 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이 때를 노린다.

나는 차단기를 타넘고 선로 한가운데로 걸어들어갔다. 나는 자살할 생각이었다. 이유는 자세히 말하고 싶지 않다. 인간관계 때문이라고만 말해 두겠다.

사람은 죽는 순간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진다고들 그러는데, 그거 순 거짓말이다. 무슨 생각을 할 틈도 없이, 나는 치였다. 아픔은 한 순간이 아니라 비교적 길게 느껴져서 괴로웠다. 즉사는 실패했나 보다. 전해지는 않겠지만 아프다는 감각만 둔하게 느껴지고, 몸뚱이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머리는, 아, 열차 운전석 앞유리에 격돌했다는 것을 알았다. 순간, 시야가 깜깜해지고, 머리 안쪽에서 용솟음치는 열기를 그저 느끼고 있었다.

죽었다. 죽었다! 라고 느꼈다. 자살에 실패해서 두 번 다시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고 고통을 느낄 뿐인 고깃덩어리가 되어 모포를 뒤집어쓰고 여생을 보내는, 그것이 나는 무서웠다. 그래서 안심했다. 아이고 살았다, 라는 느낌을, 죽음을 확신해서 느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잠시, 어째선지 순간적으로 의식이 도로 맑아지더니, 보일 리 없는 것이 보였다.

『와로가』가 보였다.


­
역주 * 열리지 않는 건널목(開かずの踏切): 출퇴근 시간에 전철의 배차간격이 지나치게 촘촘해지면서, 배차간격이 완화될 때까지 오랫동안 열리지 않는 건널목.


obureindam 2022/3/13 (일) 03:42:44 #31322402


다음 순간 정신을 차려 보니, 나는 내 집에 돌아와 있었다. 나는 살아났음에도 깊이 절망했다. 전부 다 내 망상이었던 건가. 슬퍼서 어쩔 줄 몰랐다.

그 뒤에도, 목을 매달았다. 높은 데서 뛰어내렸다. 손목을 잘랐다. 자동차 앞에 뛰어들었다. 대량으로 약을 들이켰다. 물 속에 뛰어들었다. 번개탄을 피웠다.

벗어나고 싶어서 정말 노력했다. 하지만 매번 괴롭기만 할 뿐, 죽지 않았다. 매번 주마등에 『와로가』가 보이더니 집으로 돌아와 있었다.

나는 원인을 찾으려 했다. 짐작가는 것은 있다. 『와로가』다. 그 때는 보이는 그 무언가가 『와로가』인 줄을 못 알아봐서, 인터넷에서 한참 조사한 끝에 그것이 무엇인지 겨우 알아낼 수 있었다. 동시에, 어렸을 때 보고 기억에 들러붙은 그 불가해한 장면들이 「울트라맨 코스모스」에서 본 것이라는 생각까지 떠올랐다.

나는 「울트라맨 코스모스」를 DVD로 빌려서 『와로가』가 등장하는 회차를 보았다. 어느새 나는 죽었지만 되살아나서 고뇌하는 레니에게 내 자신을 이입해서 보고 있었다. 단서를 잡고 싶어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돌려보는 사이, 『와로가』에 대한 나의 증오심은 강해져만 갔다.

그리고, 이번이 마지막이다…라며 한 번 더 돌려본 그 때, 나는 확실히 보았다. 어린 시절 보았던 그 영상을.

공허한 눈으로 우주공간을 표류하는 레니 쿠로사키를. DVD에 수록되었을 리 없는, 방송사고처럼 찍힌 와로가를. 미친 듯이 절규하는 레니 쿠로사키를.

obureindam 2022/3/13 (일) 03:47:01 #31322402


나는 그 때, 순간 이해되었다. 저 이상한 영상. 거기서 절규하는 여성은, 여배우 미와 히토미가 아니라, 레니 쿠로사키 본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분명히 이렇게 절규하고 있었다.

「죽여 줘! 죽여 줘!」라고.

「울트라맨 코스모스」에는 제48화 「와로가 역습」에도 『와로가』가 등장한다. 제1314화에 등장한 것과 별개의 개체다. 즉, 와로가는 복수 존재한다. 분명 그것은 극중 내용이 끝난 뒤, 다시 되살아난 레니 쿠로사키인 것이다. 『와로가』에 의해 되살아나 침략의 도구로 사용되고, 자신을 희생해서 『와로가』를 타도했으나, 제2제3의 『와로가』가 나타나면서 몇 번이고 계속 되살려낸다. 그것을 안 레니는 절망했고, 그렇게 절규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는 것이다.

그리고, 나 자신도 레니와 같은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렇게 설명해 봤자 결국 무의미할 뿐이다. 모든 것은 내 허언증일 수도 있으니까. 처음에 이야기한 대로 흔해빠진 도시전설 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실제로는 몇 번이나 죽음을 경험한 내가 멋대로 그런 환각을 몇 번이고 보았을 뿐, 『와로가』 따위 존재가 현실에 실존할 리가 없다. 정말로 있었다면, 인터넷에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을 내버려둘 리도 없고.


『와로가』가 내 머리에 칩을 박고, 몇 번이나 되살리면서 현실에 존재하는 「SRC」 같은 조직에 침투시키려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인터넷에 우글거리는 모자란 음모론자들조차도 코웃음을 칠 거다. 머리가 이상해진 자살지망자의 허언증이다, 나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한다. 무슨 약이라도 했느냐 생각되어도 이상하지 않다.

그치만, 나는 『와로가』는 있다고 믿고 있다. 울트라맨의 와로가와 비슷한 별개의 무언가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그것이 분명히 있다.

나는 『와로가』가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다. 『와로가』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내가 무엇을 했는지도 알 수가 없다.

돌연 나는 쓸모가 없어져서 내일이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렇게 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도시전설이거나 누군가가 지어낸 창작이라고 생각될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잊혀질 것이다.

이미, 『와로가』는 덮쳐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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