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P-001-KO 중 SCP-001-E1-KO
일련번호: SCP-001-KO
등급: 시스티마(Σύστημα)
특수 격리 절차: SCP-001-KO-K, SCP-001-KO-XA, SCP-001-KO-A1 ~ A3는 제 ██ 기지 내 투명 안전 SCP 격리 용기에 개별적으로 보관한다. SCP-001-KO-K는 SCP-001-KO-A1 ~ A3와 SCP-001-KO-E1 ~ E10의 격리 실패 시 4등급 이상 인원이 5등급 이상 인원의 허가를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SCP-001-KO-K에 접근하여 정보를 확인한 인원은 즉각 해당 정보를 상부와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에 보고한 후 B급 기억소거제를 투여받는다. SCP-001-KO-XA, SCP-001-KO-A1 ~ A3는 접근인가허가서를 작성하여 O5 평의회의 회의를 거쳐 그 접근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접근을 허가한다. SCP-001-KO-E1 ~ E10은 SCP-210-KO에 명시된 격리 절차를 유지한다. SCP-001-KO-P1은 제 ██ 기지 내 불투명 안전 SCP 격리 용기에 보관하며, 연구조사 목적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접근은 허용되지 않는다.
SCP-001-KO-XA, SCP-001-KO-A1 ~ A3가 격리된 방에는 5000장의 가로 3m/세로 30cm의 백지를 배치한다. 개별 SCP-001-KO-Ax의 주기마다 4등급 인원 4명의 감시하에 3등급 인원 10명이 종이들을 조사하여 SCP-001-KO-Ax-1이 생성되었는지 확인하고, 만약 SCP-001-KO-Ax-1이 생성되지 않았다면 즉시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의 책임자에게 연락하여 SCP-001-KO-Ax-1의 탐색을 전개한다. SCP-001-KO-Ax-1의 생성을 확인한 이후 이를 담당한 3등급 인원 10명에게 B급 기억소거제를 투여한다.
추가적인 격리를 위해 SCP-001-KO-A1 ~ A3-A를 한 객체씩, 총합 세 객체를 제 ██ 기지에서 1,515km 떨어진 제 ██ 연구소 지하 격리실의 투명 안전 SCP 격리 용기에 개별적으로 보관한다. SCP-001-KO-Ax-A는 주기에 따른 접근을 제외하면 오직 예기치 못한 손상으로 인해 객체를 변경하는 경우에 한하여 5등급 이상 인원의 허가를 통해 접근이 허용된다. 개별 SCP-001-KO-Ax-A는 각 SCP-001-KO-Ax의 주기에 따라 변경한다. 객체 변경 시 4등급 인원 2명의 감시하에 3등급 인원 1명이 새로운 SCP-001-KO-Ax-A를 격리실에 보관하고, 이전 SCP-001-KO-Ax-A는 재단의 특수 파기 절차에 따라 처분한다. 객체를 변경한 3등급 인원은 변경 직후 B급 기억소거제를 투여한다.
SCP-001-KO-Ax-1은 언제나 세 객체씩, 총 아홉 객체를 제 ██ 연구소 지하의 안전 금고에 넣어서 보관한다. 안전 금고는 SCP-001-KO-Ax-A가 보관된 격리실에서 제 ██ 기지 방향으로 500m의 거리를 두어야 하며, 객체의 예기치 못한 손상 혹은 새로운 SCP-001-KO-Ax-1의 발견으로 객체를 변경해야 하는 것을 제외하면 접근은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새로운 SCP-001-KO-Ax-1이 발견되면, 금고에 보관하던 3개의 객체 중 가장 손상이 심한 객체를 4 등급 인원 1명의 감시하에 3등급 인원 1명이 새로운 SCP-001-KO-Ax-1로 변경한다. 객체의 변경에 참여한 3등급 인원은 변경 직후 B급 기억소거제를 투여한다. 이전 SCP-001-KO-Ax-1은 해당 객체에 대한 연구조사요청이 있을 경우 O5 평의회의 회의를 통해 일정 부분 손상을 가하여 한시적으로 제공하며, 만약 그러한 요청이 없을 경우 재단의 특수 파기절차를 통해 처분한다.
설명: SCP-001-KO는 1개의 타우미엘(Thaumiel) 등급과 5개의 케테르(Keter) 등급, 1개의 유클리드(Euclid) 등급과 10개의 안전(Safe) 등급으로 이루어진 16개의 석판형 서적과 1개의 석판이다. SCP-001-KO는 터키 남동쪽 ███ 산에서 채취되는 대리석과 같은 성분을 가진 대리석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SCP-001-KO-XA를 제외하면 모두 B.C. 9800년에 만들어졌다고 추정하고 있다.
작성이 이루어지지 않은 SCP-001-KO는 정보를 남기려는 의지나 생각을 가진 편차지능 881 이상의 사람이 1분 이상 SCP-001-KO의 표면을 바라보는 것을 통해 기록할 수 있다. SCP-001-KO는 대상자가 작성하길 바라는 정보를 대상자의 모국어를 통해 정돈된 형식으로 객체의 내부에 작성한다. 작성된 문서는 검은 글자로 써지며 대상자가 작성하길 바라는 정보의 표현에 도형이나 그림이 포함될 경우 시각 매체도 나타난다. 문서의 내용에 따라 SCP-001-KO의 글자 크기는 변화하며, 이로 인해 SCP-001-KO는 SCP-001-KO-XA를 제외하면 언제나 15장의 석판 전체를 기록물의 작성에 사용한다. SCP-001-KO에 기록된 정보는 불특정한 기준을 통해 해당 객체에서 사라지거나 남아있게 된다. 작성이 완료되어 8일 18시간 36분 15초가 지났음에도 SCP-001-KO의 내부에 글이 사라지지 않으면 그 글은 각인된 것으로 판단한다. 각인된 SCP-001-KO의 글은 사라지지 않으며 금빛 테두리와 제목이 나타나고, 이때부터 글의 정보복제주기가 시작된다. 그 외의 작성이 이루어진 SCP-001-KO의 특성은 SCP-210-KO의 설명과 같다.
SCP-210-KO에 적시된 설명처럼 SCP-001-KO의 내부에 작성된 문건은 주기에 따라서 정보복제 현상이 일어나며, 현재까지 재단이 확인한 정보복제주기는 다음과 같다.
개별 SCP-001-KO의 정보복제주기
SCP-001-KO-K: 정보복제주기 없음
SCP-001-KO-A1: 14시간 37분 30초
SCP-001-KO-A2: 5년 4개월 17일 10시간 45분 58±1초
SCP-001-KO-A3: 5년 4개월 18일 16시간 19분 52±1초
SCP-001-KO-E1: 6개월 21시간 33분 27±1초
SCP-001-KO-E2: 1년 4일 15시간 13분 16±1초
SCP-001-KO-E3: 1년 4개월 7일 19시간 43분 16±1초
SCP-001-KO-E4: 1년 9개월 11일 19시간 20분 46±1초
SCP-001-KO-E5: 2년 2개월 10일 18시간 58분 16±1초
SCP-001-KO-E6: 2년 8개월 15일 13시간 43분 16±1초
SCP-001-KO-E7: 3년 2개월 14일 2시간 54분 22±1초
SCP-001-KO-E8: 3년 7개월 2일 2시간 11분 10±1초
SCP-001-KO-E9: 5년 1개월 11일 23시간 58분 43±1초
SCP-001-KO-E10: 5년 2개월 12일 18시간 36분 12±1초
SCP-001-KO-P1: 정보복제주기 없음
SCP-001-KO-P2: 정보복제주기 없음
SCP-001-KO-XA: 정보복제주기 확인되지 않음
SCP-001-KO의 개별 객체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다.
SCP-001-KO-K
일련번호: SCP-001-KO-K
등급: 타우미엘(Thaumiel)
특수 격리 절차: 본 문서가 첨부된 상단 참조.
설명: SCP-001-KO-K는 A.C. 1951년 터키 남동쪽 ███ 산 근방의 ███ ██ 유적지 내 묘실에서 SCP-001-KO-A1, SCP-001-KO-E1 ~ E8과 함께 발견된 가로 25cm/세로 40cm/두께 1.5cm의 대리석판이다. SCP-001-KO-K의 외곽은 SCP-001-KO-XA나 SCP-001-KO-Ax, SCP-001-KO-Ex처럼 옅은 금빛 테두리가 둘러있다. 사진으로 찍은 SCP-001-KO-K의 표면에는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언어의 문자로 쓰인 문장 2줄이 상단에 있고, 그 아래로 동일한 문자로 쓰인 15줄의 문장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줄지어 있다. 만약 SCP-001-KO-K의 표면을 편차지능 88 이상의 인원이 보게 되면 대상자는 SCP-001-KO-K의 문장을 모국어로 쓰여있다고 인식하게 된다. 단, SCP가 SCP-001-KO-K를 보게 되면 자신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문자로 작성된 매우 저급한 욕설로 인식한다2. 대상자에게 인식된 15줄의 문장 중 13줄은 SCP-001-KO-A1 ~ A3와 SCP-001-KO-E1 ~ E10의 처음 위치와 현재 위치이고, 하단의 2줄은 최초 위치만 명시되어 있는 SCP-001-KO-P1 ~ P2이다.
현재 SCP-001-KO-K에 적힌 문장을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SCP-001-KO-K
수없이 많은 법칙이 먼 미래에도 끝없이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결국 우리에 대한 기억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에 따라 흩어지게 될 때, 이를 찾을 자 오직 여기에 있나니, 이 자를 보라.
SCP-001-KO-A1: N37 13 23.671 E38 55 20.513 -> 제 ██ 기지.
SCP-001-KO-A2: N37 13 23.671 E38 55 20.51 -> 제 ██ 기지.
SCP-001-KO-A3: N37 13 23.671 E38 55 20.51 -> 제 ██ 기지.
SCP-001-KO-E1: N37 13 23.671 E38 55 20.51 ->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SCP-001-KO-E2: N37 13 23.671 E38 55 20.51 ->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SCP-001-KO-E3: N37 13 23.671 E38 55 20.51 ->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SCP-001-KO-E4: N37 13 23.671 E38 55 20.51 ->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SCP-001-KO-E5: N37 13 23.671 E38 55 20.51 ->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SCP-001-KO-E6: N37 13 23.671 E38 55 20.51 ->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SCP-001-KO-E7: N37 13 23.671 E38 55 20.51 ->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SCP-001-KO-E8: N37 13 23.671 E38 55 20.51 ->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SCP-001-KO-E9: N37 13 23.671 E38 55 20.51 ->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SCP-001-KO-E10: N37 13 23.671 E38 55 20.51 ->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SCP-001-KO-P1: N37 13 23.671 E38 55 20.51
SCP-001-KO-P1: N37 13 23.671 E38 55 20.51
SCP-001-KO-K에 작성된 SCP-001-KO의 최초 위치는 SCP-001-KO-K가 발견된 곳에서부터 약 86km 떨어진 인류 유적지를 가리키고 있고, SCP-001-KO의 제작 시기도 해당 유적지가 건설된 시기와 150년 정도의 간극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해당 유적지와 SCP-001-KO가 서로 연관성이 있다는 추측에 따라 현재까지 해당 유적지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SCP-001-KO-K는 여타 SCP-001-KO와는 다르게 그 정보가 외부로 노출되지 않으며, SCP-001-KO-Ax와 SCP-001-KO-Ex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다. SCP-001-KO-K를 이용하여 A.C. 1951년 초부터 A.C. 1952년 중순까지 11개의 SCP-001-KO를 찾아내었으며, 현재까지도 SCP-001-KO의 격리가 실패했을 시 사용하고 있다. 다만 SCP-001-KO-K는 객체 스스로의 위치를 나타낼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인해 해당 객체가 소실될 경우의 수를 차단하기 위하여 어떤 경우에도 단순 확인을 제외한 실험은 허용되지 않는다.
부록 1: SCP-001-KO-K를 연구하는 P.M. 박사의 메모
SCP-001-KO-K에서 SCP-001-KO-XA의 위치는 확인되지 않으며, SCP-001-KO-K가 SCP-001-KO-XA와 관련된 추가적인 변칙성이 있는지는 조사 중이다.
부록 2: SCP-001-KO-K 실험기록
SCP-001-KO-K-A
실험대상: D-46502
실험과정: 대상에게 SCP-001-KO-K를 응시하게 함.
실험결과: 대상은 SCP-001-KO-K의 위에 스페인어로 된 문장들이 있다고 말함. 질의 결과 대상의 편차지능은 88이고, 모국어는 스페인어로 판명됨. 이후 대상에게는 B급 기억소거제를 투여함.SCP-001-KO-K-B
실험대상: D-38940
실험과정: 대상에게 SCP-001-KO-K를 응시하게 함.
실험결과: 대상은 SCP-001-KO-K의 위에 불어로 된 문장들이 있다고 말했으나 해석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함. 질의 결과 대상의 편차지능은 86이고, 모국어는 불어로 판명됨. 이후 대상에게는 B급 기억소거제를 투여함.SCP-001-KO-K-C
실험대상: D-18504
실험과정: 대상에게 SCP-001-KO-K를 응시하게 함.
실험결과: 청소년이었던 대상은 SCP-001-KO-K가 영어로 쓰여있다고 말함. 질의 결과 대상의 편차지능은 91이었고, 모국어는 영어로 판명됨.SCP-001-KO-K-D
실험대상: SCP-███-KO
실험과정: 대상에게 SCP-001-KO-K를 응시하게 함.
실험결과: 인간형 개체인 SCP-███-KO는 SCP-001-KO-K의 위에 쓰인 것을 보고 비웃음을 터트림. 질의 결과 SCP-001-KO-K에 쓰여있는 것은 SCP-███-KO의 언어로 매우 불쾌한 욕설이었다고 이야기함.SCP-001-KO-K-E
실험대상: SCP-███-KO
실험과정: 대상에게 SCP-001-KO-K를 응시하게 함.
실험결과: 동물형 개체인 SCP-███-KO가 분노와 함께 폭력성을 표출함. SCP-███-KO의 진압과정에서 SCP-001-KO-K의 가장자리에 큰 흠집이 발생하였으나, 약 15시간 후 회복됨.이후 SCP-001-KO-K의 연구는 오직 관찰을 통해서만 가능하고, SCP-001-KO-K에 다른 SCP를 이용한 실험은 엄금함. - O5 평의회
SCP-001-KO-A1
일련번호: SCP-001-KO-A1
등급: 안전(Safe), 케테르(Keter), 유클리드(Euclid)
특수 격리 절차: 본 문서가 첨부된 상단 참조.
설명: SCP-001-KO-A1은 A.C. 1951년 SCP-001-KO-K와 SCP-001-KO-E1 ~ E8과 함께 발견되었으며, 작성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SCP-001-KO-A1은 사진으로 확인한 SCP-001-KO-K의 문자와 같은 문자로 작성되어 있으며, 이를 통해 SCP-001-KO-K와 SCP-001-KO-A1을 작성한 자가 동일인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약 B.C. 9,800년 경으로 그 시기를 추측하고 있다.
A.C. 1951년 SCP-001-KO-A1이 발견되고 A.C. 1980년 중순에 이르기까지 SCP-001-KO-A1의 해독이 이루어지지 못했고, 그에 따라 해당 문서의 내용을 알아낼 수 없어서 해석의 불능을 제외한 변칙적인 능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안전(Safe) 등급을 유지했다. 하지만 1980년 말 SCP-001-KO의 정보가 외부에 존재하는 기록물로 복사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밝혀낸 이후 등급을 격상하여 케테르(Keter)로 유지했다가, 이후 1981년 중순 신설된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의 다년간에 걸친 정보수집과 SCP-001-KO-E1 ~ E10의 실험정보를 바탕으로 SCP-001-KO-A1의 격리실 내부에 배치된 종이에서 SCP-001-KO-A1-1을 발견했고, 해석이 가능하게 되자 SCP-001-KO-A1의 등급을 유클리드(Euclid)로 하향하였다.
발견된 SCP-001-KO-A1-1에 작성된 정보는 다음과 같다.
SCP-001-KO-A1-1
<1장>4
딛고 일어나기를, 두 갈래의 은총과 네 가지의 자손들이여.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메아리가 엮여 무구히 이어질 필멸의 이야기들을,
대지와 하늘과 밝은 낮에 일어나는 움직임과 넓게 펼쳐진 바다가 빚어낸 아이들이 노래하기를.
그리고 언젠가 큰 불협화음 속에서 작은 협화음들을 속삭이거라,
드넓은 대지와 강들, 광대한 바다에 어떻게 발을 디뎠는지,
그리고 먼지의 자손들이 어떻게 황금빛 물방울을 모으고 은빛 비를 맞이하였으며,
처음에 어떻게 공기 중의 울림을 그러쥐었는지.
먼지의 자손들이 에테르의 자손으로 함천5하기를,
깊고 넓은 어둠 속을 헤메이기를.<2장>
작6, 두 팔 중 왼팔의 중지와 약지 사이에 나무를 심어,
지상을 배회하는 자들 중 가장 큰 자들에게 나무의 수액으로 목욕을 시키고,
나무에 열린 열매를 먹게 하여 그들 중 가장 큰 자들이 자신을 알게 하고,
가장 큰 자들이 더 이상 지상을 배회하지 않고 대지에 앉게 하고,
그들의 형상을 세워 하늘을 배회하는 자들이 자리를 찾을 수 있게 하고,
마침내 그들이 자신의 위치 너머를 조망할 수 있게 하고,
그들의 조람7을 위해 오로지 메아리를 엮을 빛만을 남겨 놓았노라.<3장>
지혜로운 그녀는 지혜로운 그를 희롱하여,
지상에 앉은 자들에게 지혜로운 자의 메아리를 선사할 것이니,
그 메아리를 듣는 자들은 대지에서 가장 높이 서 있을 것이고,
그 메아리가 화염과 울음으로 바뀌는 날 하늘에서 가장 낮은 곳에 닿을 수 있으리라.<4장>
말이 평원을 달리고 물고기가 파도를 가르며,
새가 하늘을 날고 나무가 바람에 휘어져 자라며,
이는 거대한 공동이 내린 가장 오래된 선물이자 흐름이고,
지상을 거닐고 앉는 이들이 흙과 나무를 한데 모아놓는다 한들,
지상을 거닐고 앉는 이들이 서로를 자화자찬한들,
이는 세상을 뒤집으며 다루는 일이라,
아는 모두가 서로를 높은 자와 작은 자로 나눌 것이고,
후에는 뒤집음을 뒤집어 들이리라.<5장>
가장 널리 퍼지는 메아리와 가장 낮게 울리는 메아리를 누비어
하늘에 그 빛을 닿게 하고 대지와 대지 사이를 누비는 것은 좋으나,
그 메아리가 머리 위로 넘쳐,
불협화음이 지상을 거닐고 앉는 이들의 협화음을 요하리라 생각지는 말지니,
이 대지의 시작만큼,
이 대지의 자손들도,
그 앞에 너무나도 작을 것이다.
부록 1: 변칙언어관리부 내 언어해석팀 H.Z 박사의 보고서
SCP-001-KO-A1에 작성된 내용들은 매우 은유적이고, 이를 대조하여 연구할 대상이 없기에 그 해석은 한정적인 방향성을 갖게 된다. 현재까지 언어해석팀에서 해석한 바는 다음과 같다.
본 문서의 1장은 글을 작성한 누군가(이하 ‘T(Trickster)’라고 명명함.)가 ‘두 갈래의 은총과 네 가지의 자손’에게 전달하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두 갈래의 은총과 네 가지의 자손’은 이중 나선과 A, G, C, T로 구성된 유전자를 가진 존재, 즉 생명체를 의미하고,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메아리’는 생명체가 가진 지혜 혹은 지식을 말한다고 추측한다. ‘무구히 이어질 필멸의 이야기’는 생명체의 유한함과 자손을 통한 영속성을 말하며, ‘대지와 ~ 바다가 빚어낸 아이들’ 역시 태초의 생명체들이 대지와 바다의 활동에서 탄생한 것을 지칭한다고 추정된다. ‘공기 중의 울림을 그러쥐었는지.’는 단순한 울음소리를 내거나 모방하는 것에서 무언가를 적음으로서 정보를 남기는 것으로의 변화로 추측되며, ‘먼지의 자손이 에테르의 자손으로 함천하기를’은 대지에 존재하던 생명체가 지구를 벗어나 우주를 향하길 바란다는 의미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4번, 6번, 9번 줄은 해석을 함에 있어 의견이 갈리고 있으며, 명료한 해석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본 문서의 2장은 인류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판단된다. ‘두 팔 중 왼팔의 중지와 약지 사이’는 SCP-001-KO-K에 명시된 SCP-001-KO들의 최초 위치인 터키 유적지가 있던 곳을 의미한다고 추측되며, ‘지상을 배회하던 자들 중 가장 큰 자들’은 문명을 시작하기 전의 고대 인류를 의미한다고 추정된다. ‘나무의 수액’과 ‘나무에 열린 열매’는 각각 지혜와 지식이라 판단되며, ‘더 이상 지상을 배회하지 않고 자리에 앉게 했다.’는 고대 인류가 수렵 생활을 끝내고 농경 시대로 진입함을 의미한다고 추측한다. 하지만 14 ~ 16줄은 그 해석에 의견이 갈리고 있기에 그 의미가 불분명하다.
본 문서의 3장의 17 ~ 19줄은 메소포타미아 신화 중 이슈타르와 엔키의 이야기의 기원이 된 것으로 추정되며, 인류가 지혜를 갖게 되는 부분으로 판단한다. 마지막 줄인 ‘메아리가 화염과 울음으로 바뀌는 날’은 정확한 해석이 불가능하지만, ‘하늘의 가장 낮은 곳에 닿을 수 있으리라’라는 부분은 긍정적인 방향을 의미한다고 보이기에 종말과 같은 부정적인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고 판단한다.
본 문서의 4장의 21 ~ 23은 세상이 가진 자연스러움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며, 인류를 상징한다고 추측되는 ‘지상을 거닐고 앉는 자들’이 ‘세상을 뒤집으며 다루는 일’은 자연에 반하는 모습을 비추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7줄과 28줄을 통해서 부정적인 모습이라고 비추어지지만, 2장에서 인류가 문명을 시작하고 3장에서 지혜를 얻게 되는 것을 긍정적인 모습으로 은유한 것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갖기에 해석되지 않은 추가적인 의미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본 문서의 5장은 앞서 언급한 ‘메아리’, 즉 지혜와 지식을 통하여 인류가 발전하는 것은 좋지만, 그 지혜와 지식으로 인해 자만하지 말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지막 2줄 역시 세상 앞에서 생명체는 작디 작을 뿐이라는 T의 경고이자 조언으로 판단된다.현재까지 해석한 바는 여기까지이나, 후속 연구를 통해 추가적인 은유의 발견과 조사를 지속해나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SCP-001-KO-A1을 작성한 T가 누구인가 하는 것은 가장 중요한 질문이자 해석해야 할 부분이라 판단한다. 제1장의 해석은 현대 과학의 기술 수준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당시 인류는 수렵 채집을 하며 문명을 이루지도 못한 시기라는 것을 고려하면 본 팀에서 진행한 해석에 문제가 있거나, 혹은 인류의 과거에 현대 인류가 생각하는 것보다 진보한 지식을 갖춘 집단이 있었다고 추정해야 할 것이다.
SCP-001-KO-A2
일련번호: SCP-001-KO-P1, SCP-001-KO-A2
등급: 안전(Safe), 유클리드(Euclid),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본 문서가 첨부된 상단 참조.
설명: SCP-001-KO-A2는 원래 작성되어 있지 않던 객체로 이전 명칭은 SCP-001-KO-P18였다. 당시 SCP-001-KO-P1은 SCP-001-KO-K에 그 위치가 드러나지 않아서 발견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으나, 한국전쟁 중 한국유물관리작업을 통해 SCP-001-KO-XA, SCP-001-KO-P1과 함께 발견되었다. 이후 한국과의 유물교환협의를 거친 SCP-001-KO-P1은 미국 내 재단 소속 제 ██ 기지로 운송되어 몇 차례의 실험을 거친 후 안전(Safe) 등급을 부여받고 제 ██ 연구소에 보관되었다. 하지만 A.C. 1962년 11월, 쿠바 미사일 위기를 겪은 미국 정부가 전자기록매체의 무력화 가능성을 점치면서 재단에게 영구기록매체를 통한 정보보관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A.C. 1963년 4월, 10년이 넘도록 아무런 변화 없이 격리되어 있던 SCP-001-KO-P1이 그 후보로 지명되었다. 당시 SCP-001-KO는 손상을 입을 시 무작위적인 위치로 이동한다는 변칙성만을 가졌다고 판단된 상태였고, 이는 개별 SCP-001-KO의 위치를 추적하는 SCP-001-KO-K를 통해 제어가 가능한 특성이었다. 그렇기에 재단은 A.C. 1966년 3월 18일 SCP-001-KO-P1을 각인시켜서 SCP-001-KO-K에 그 위치를 드러나게 함과 동시에 정부가 요구한 영구기록매체로 SCP-001-KO-P1을 사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후 SCP-001-KO-P1은 제 ██-1 기지로 이송되어 정보작성이 시작되었다. 당시 SCP-001-KO-P1에 작성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당시 SCP-001-KO-P1에 작성된 정보목록
해당 정보들은 위치, 크기, 병력수용가능수, 상시 운용되는 인원수 등을 포함한다.
미국 내 주요 군사시설, 미국 내 핵기지, 미국 외 주요 미군사시설, 북미항공우주사령부 소속 주요 방공호, 재단 소속 주요 기지, 재단 소속 주요 연구소, 재단이 보관하는 케테르(Keter)와 타우미엘(Thaumiel)급 SCP 객체들의 위치, 재단 소속 주요인원을 수용하는 방공호.
해당 정보들은 8일 18시간 36분 15초마다 SCP-001-KO-P1에서 사라졌기에 8일 5시간 30분마다 O5 평의회 인원에 의해 주기적으로 재작성되었으며, 이는 A.C. 1972년 11월 19일까지 총 278차례 이루어졌다. 그러나 A.C. 1972년 11월 28일 정보 갱신을 위한 O5-█의 제 ██-1 기지 방문에서 이전에 작성한 정보가 사라지지 않았고, 심지어 작성하지 않았던 재단의 주요 시설들과 인원들, 그리고 재단이 격리 중인 모든 종류의 SCP의 정보가 SCP-001-KO-P1에 명시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후 SCP-001-KO-P1의 현재 위치가 SCP-001-KO-K에 나타난 것을 확인한 재단 측에서는 SCP-001-KO-P1의 명칭을 SCP-001-KO-A2로 변경하고, 그 등급을 유클리드(Euclid)로 상향 조정하며 필요 시 케테르(Keter)로 격상시킬 가능성을 염두에 두었다. 등급 조정 후 재단은 SCP-001-KO-A2를 수 차례 연구하여 작성하지 않은 정보가 나타나는 것 외에 다른 변칙성이 있는지 확인하였으나 그 이상의 특징은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그 외의 특징을 밝혀내지 못한 재단은 1980년 초 SCP-001-KO-A2의 등급을 유클리드(Euclid)로 결정지었다.
1980년 중순, 혼돈의 반란으로 알려진 적대집단이 SCP-001-KO-A2가 격리된 제 ██-1 기지와 SCP-001-KO-A3가 격리된 제 ██ 기지 등 총 7곳의 재단 소속 기지와 연구소에 공습을 가했고, 이로 인해 다수의 피해가 발생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SCP-001-KO-A2가 파손되어 격리를 벗어났다. 이후 SCP-001-KO-A2는 SCP-001-KO-K를 이용하여 뉴욕 공공도서관에서 재확보에 성공했으나 해당 위치에 SCP-001-KO-A2의 정보가 적힌 문서가 있었다는 증언을 확보하고, 공습 제압 후 생포한 혼돈의 반란 장교에 대한 취조를 통해 공습을 받은 기지들의 정보가 세세한 부분까지 알 수 없는 유출 경로를 통해 빠져나갔음을 확인했다(‘[1980.09.12. 제58713 취조기록]’ 참조). 이래 뉴욕 공공도서관 직원들의 증언과 혼돈의 반란 장교가 말한 정보들은 SCP-001-KO-A2에 적힌 것과 같다는 것을 밝혀냈고, O5 평의회의 명령에 따른 실험에서 무작위 기록물들을 SCP-001-KO-A2의 근처에 배치하여 SCP-001-KO-A2-1이 생성되는 것을 확인했다. 직후 재단은 SCP-001-KO 중 SCP-001-KO-K를 제외한 모든 객체의 등급을 케테르(Keter)로 격상시켰고, SCP-001-KO-1을 찾아내기 위한 기밀 중대를 신설했다. 1981년 초 그 정보가 누출되어도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 SCP-001-KO-E1 ~ E10을 안전(Safe) 등급으로 격하시킨 재단은 SCP-001-KO-E1 ~ E10을 SCP-210-KO로 위장하고, SCP-001-KO 관련 기밀 중대를 재편하여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을 창설했다. 창설 시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해당 부대는 SCP-001-KO-A2-1의 확보와 제거를 주요 임무 중 하나로 놓고 있으며, SCP-001-KO-A2에 적힌 재단 시설과 인원 및 SCP의 정보는 현재에도 주기적으로 갱신되고 있다.
부록 1: 1980.09.12. 제58713 취조기록
면담 대상: 혼돈의 반란 장교, ███ ████(이하 ‘CI-1’로 지칭)
면담자: 제 ██ 기지 취조관, S.F 박사
서론: 재단 소속 시설들의 정보를 빼낸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γ급 심문유도제를 투여함.
<기록 시작>
부관: 본인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CI-1: (약간 멍한 목소리)███ ████입니다.
부관: CI-1, 본인이 재단 소속 제 ██ 기지에 공습을 가했습니까?
CI-1: 네.
부관: CI-1, 당신의 생년월일은 언제입니까?
CI-1: 제 생년월일은 ████년 ██월 ██일입니다.
부관: 심문유도제의 효력을 확인했습니다. 이제 심문에 들어가셔도 됩니다.
S.F 박사: 좋아, CI-1, 거두절미하고 바로 묻지. 재단 소속 시설들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알아냈나?
CI-1: 오래되어 폐기하기 위해 쌓아놓은 빈 서류뭉치에 나타난 정보를 통해 알아냈습니다.
S.F 박사: 빈 서류뭉치? 빈 서류뭉치에 어떻게 정보가 나타났다는 거지?
CI-1: 모릅니다.
S.F 박사: 알았네, 그럼 자네들이 재단의 데이터베이스나 기타 정보망에 침투하여 해당 정보들을 알아낸 것이 아니라, 저절로 자네들이 가지고 있던 서류에 나타났다는 건가?
CI-1: 네.
S.F 박사: 해당 서류에는 어떤 정보들이 있었나?
CI-1: 대부분의 문서는 확인하기 전에 폐기되어서 알지 못하지만, 남아있는 문서에는 재단 소속 제 ██ 시설과 제 ██ 시설, 제 ██-3 연구소와 제 ██ 연구소, 제 ██ 기지와 제 ██-1 기지, 그리고 제 ██ 기지의 정보와 그곳에 있는 SCP들의 정보가 적혀있었습니다.
S.F 박사: 그곳에 적힌 SCP들을 한번 말해보겠나?
CI-1: SCP-███, ███, ███, ███, ███, ███…
S.F 박사: 부관, 지금 말하는 SCP들이 이번에 공습받은 시설들에 격리되어 있던 개체들이 맞는지 확인해보게.
부관: (잠시 자판을 치는 소리) 모두 맞습니다.
S.F 박사: CI-1, 혹시 자네들이 가진, 그러니까 혼돈의 반란이 보유한 SCP들을 이용해서 정보를 알아낸 것은 아닌가?
CI-1: 그 서류뭉치는 이미 몇 개월 이상 방치되어 있었던 것이고, 만약 그 서류에 재단 측 정보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상부에서 그 문서들을 폐기하라고 명령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S.F 박사: (고심하는 듯한 한숨소리) 알았네. 일단, 부관 자네는 CI-1에게 기억나는 서류의 모든 정보를 작성하라고 하고, 서류의 작성이 끝나면 그걸 나에게 보내게. 만약 CI-1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B급 기억활성제를 투여하고. 알았나?
부관: 알겠습니다.
S.F 박사: (중얼거림) 이게 도대체 뭔… 서류를 확인하고 상부에 보고해야겠군…<기록 종료>
결론: 추후 CI-1이 작성한 서류를 확인한 결과 CI-1이 알고 있던 정보는 재단 측 정보와 일치했음. 심문 후 CI-1은 C급 기억소거제를 투여한 후 제 ██ 기지로 이송함.
SCP-001-KO-A3
일련번호: SCP-001-KO-P2, SCP-001-KO-A3
등급: 안전(Safe), 유클리드(Euclid),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본 문서가 첨부된 상단 참조.
문서:
O5 평의회 공지
아래의 SCP-001-KO-A3 번역본 열람 시 잔혹한 묘사에 대한 주의를 요하며, 해당 문서에 거짓이 섞여있다는 것과 해당 문서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 그리고 SCP는 어떤 경우에도 반드시 격리되어야 하며 재단은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상기하여야 한다.
O5 평의회 O5-1
SCP-001-KO-A3 번역본
나는 너희가 지은 죄의 증인이자 산물이고, 피해자이자 심판이다.
내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겠다. 내가 누구인가 하는 것보다 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가 더욱 중요하기도 하고, 만약 내가 누구인지 밝히면 재단이 나를 자기들이 만들어놓은 작디작은 세상에서 밀어버리기 위해 같잖은 힘이란 힘은 죄다 쏟아부을 게 뻔하니까. 게다가 나는 재단이 자기들의 영향력 밖에 있는 누군가가 자기들을 관조하고 있고, 이로 인해 O5 놈들의 등골이 좀 오싹해지길 바란다. 그러니 나는 언제까지나 익명의 존재로 있어야겠고, 있게 될 것이다.
A.C. 19██년 7월 31일. SCP 재단은 확보(Secure), 격리(Contain), 보호(Protect)의 약자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변칙적인 개체들(이를 ‘SCP-(숫자)’로 명명한다.)을 확보하고 격리하여 사람들을 보호하는 집단이라고 알려져 있으나, 그 실상은 속이 시커먼 위선자들이다.
내 이야기를 읽는 독자들이 몇 년도의 사람들일지 모르니 내가 글을 쓰는 지금이 언제인지 상단에 써놓고, 여기서 말하는 재단이 어떤 곳인지 짧게 적어둔다. 그럼 일단 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독자들에게 한가지 질문을 던져보겠다.
“재단은 왜 SCP를 이용하여 SCP를 격리하는 것에 소극적일까?”
사실 생각해보면 굉장히 웃긴 일 아닌가? 무수히 많은 SCP들은 서로 다른 변칙성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이용하여 각각의 SCP를 서로서로 격리하면 지금보다도 훨씬 쉽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격리를 유지하며 재단 인원의 손실도 막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재단이 타우미엘(Thaumiel), 소위 ‘SCP를 격리하기 위한 SCP’로 설정한 개체는 그 개체등급이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태반일 만큼 적고, 나머지는 전부 인력을 갈아 넣어가면서 격리를 유지하고 있다. ‘윤리위원회’라는 집단을 운영하며 자칭 인류의 수호자이자 도덕률을 준수하는 재단이 이런 ‘비윤리적인’ 일을 하는 것은 매우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그럼 이제부터 내가 독자들에게 재단이 가진 가장 은밀하고 숨기고픈 진실을 알려주겠다. 워낙 긴 이야기니 잘 따라오길 바란다.
하단의 내용은 일부 편집되어 있음 – O5 평의회
A.C. 1943년 나는 미군에 소속되어 태평양 전선에 투입되었다. 당시 내가 소속되어있던 B-26 폭격기에는 2명의 파일럿(각각 ██ A. ███와 █ C. ██.)과 1명의 폭격담당자(D. ████), 1명의 네비게이터(E. ██)와 3명의 사수(나와 ██ P. ███, 그리고 O. ████)가 하나의 팀을 이루고 있었고, 나는 그 중 후방 꼬리날개에 달린 기총을 다루는 사수였다. 1943년 4월, 우리 항공부대는 폭격임무를 전달받고 만주에 있는 일본제국 식민지의 일본군 기지 위로 폭탄을 배달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는데, 만주에 거의 다 도달했을 무렵 일본군 전투기 무리의 습격을 받았다. 비록 습격이었다고는 하나 우리를 호위하던 헬캣과 콜세어의 조종사들은 매우 훌륭하게 대처했고, 기습적인 공격에도 불구하고 수십 대의 일본군 전투기들은 헬캣과 콜세어를 무력화시키기 못하고 바다에 처박혔다. 우리 역시 그들을 도와 기총사격을 개시했고, 대다수의 전투기가 연기를 흩날리며 추락했을 무렵 우리는 순조롭게 폭탄을 떨어뜨리고 기지로 돌아가 할 카드게임 얘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던 그때, 나는 우리들의 머리 위로 격추된 일본군 전투기 하나가 급강하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서둘러 기총을 하늘로 올리고 쏘려던 그 순간, 그 전투기의 몸체가 그대로 B-26의 날개를 들이받았다. 한쪽 엔진이 통째로 날아간 폭격기를 조종사인 A.와 C.가 필사적으로 안정시키려고 했고, 한순간 죽음의 공포를 느낀 나는 같이 카드게임 이야기를 하던 P.를 쳐다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친 그 역시 눈동자에 한가득 내가 느끼는 죽음의 공포가 서려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신이란 신의 이름은 모두 부르며 바닥으로 추락했고, 큰 충돌과 함께 나는 정신을 잃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자, 나는 온몸이 두들겨 맞은 듯한 감각이 물밀 듯 머리로 몰려왔다. 내가 찌뿌둥한 몸을 움직이고 주변을 살펴보자, P.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의자에 기대어 있고, 나머지 D., E.와 O.는 정신만 잃은 듯 보였다. 나는 벨트를 풀고 P.에게 다가가 그의 뺨을 약하게 치며 그가 정신을 차리게 한 뒤 나머지 인원에게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이윽고 뒤쪽의 모든 인원이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자, 나는 폭격기의 앞으로 이동하여 조종사들의 상태를 살폈다. A.와 C.는 모두 나뭇가지와 폭격기의 부러진 철제 구조물에 거의 덮여있었고, 몸을 꿰뚫은 그것들로 인해 한눈에 봐도 살아있을 것 같지 않았다.
나는 폭격기의 후방 동체에 있던 우리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것은 그들이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폭격기를 안정화한 노력 덕택이라고 생각하며, 그들의 군번줄을 챙기고 그들의 어깨를 툭툭치며 고생했다는 내 나름대로의 표현을 한 후, 뒤의 동료들에게 돌아갔다. 몸을 풀고 있던 동료들은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것이 눈에 보였고, 곧 A.와 C.의 상태를 나에게 물었다. 내가 그들에게 고개를 젓자, 그들은 나지막이 욕설을 뱉었다. 하지만 나는 현재 추락한 지점이 적지인 만큼 서둘러 피해야 한다고 말하며 그들과 함께 폭격기의 밖으로 나갔다.
폭격기 밖으로 나서자 추울 정도의 서늘한 바람이 나와 동료들의 피부를 스쳐지나갔다. 주변은 하얀 자작나무가 이곳저곳에 뭉쳐있었는데, 저 멀리 보이는 숲의 나무들이 부러지고 꺾인 것으로 보아 폭격기는 추락하기 직전 나무들 상단에 한번 충돌한 뒤 바닥에 부딪친 것 같았다. 그 모습에서 나는 A.와 C.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끼며, 서둘러 떠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우리가 폭격기에서 들어가 물건들을 챙기고 있을 때, 밖에서 다수의 트럭과 사람들의 발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조심스럽게 폭격기의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자, 거기에는 일본군들이 폭격기에 총을 겨누고 있었다. 곧 일본군 장교로 보이는 사람이 총을 겨눈 일본군들 사이로 걸어와 확성기에 대고 우리를 향해 말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나는 전쟁 전 일본에서 온 여대생과 잠시 사귄 적이 있어서 일본어를 약간 할 수 있었는데, 일본군 장교는 우리에게 항복하라는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바깥의 상황과 장교가 한 이야기를 동료들에게 전해주자, 그들은 잠시 고민하다가 자신들이 직접 창밖을 쳐다보고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일본군이 연합군 포로들에게 벌이는 잔혹행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O.와 C.는 무수한 총구가 우리를 향하고 있다는 것과 장교가 곧바로 총을 발포하지 않고 항복을 종용했다는 점에서 우리를 바로 죽이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 판단했다. 나와 P. 역시 그들과 생각이 같았고, 나는 창문을 향해 큰 목소리로 항복하겠다고 소리쳤다. 내 목소리를 들은 일본군 장교는 우리를 향해 손을 들고 천천히 기체 밖으로 나오라고 말했고, 우리가 손을 들고 조심스럽게 폭격기 밖으로 나가자 일본군 장교의 뒤에 있던 병사들이 달려나와 우리를 묶었다. 그들은 우리의 눈을 가리고 트럭에 태운 채 어디론가 데려가기 시작했다… …몇 일 뒤 나와 P.를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각기 다른 포로수용소로 나뉘었다. 당시에는 몰랐지만 우리는 하얼빈에서 남서쪽으로 약 1,750km 떨어진 ██이라는 도시에 위치한 ██부대(‘██군 군마방역창’으로 알려짐)의 수용소에 이송되었다.
포로수용소는 거대한 건물을 중심으로 서쪽의 여성들이 있는 A구역(일본군은 ‘아 귀이키’라 불렀다.)과 동쪽의 남성들이 있는 B구역(일본군은 ‘이 귀이키’라 불렀다.)으로 나뉘어 있었고, 나와 P.는 B구역에 수용되었다. 수용소의 생활은 처참하기 이를 데 없었는데 약 16제곱미터의 방에 25명의 포로들이 함께 수용되어 있었고, 나오는 배식은 보리밥과 옥수수를 뭉친 형편없는 주먹밥과 해초무침 혹은 말라비틀어진 작은 물고기 정도였다. 이는 하루 종일 강제노동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었고, 그렇기에 상당수의 재소자들이 언제나 영양결핍에 시달렸다.
A구역 방향에서는 빈번하게 여성들이 내지르는 비명소리가 들려와 B구역에 있던 인원들은 자주 잠을 설치고 악몽을 꾸었고, 간혹 일본군이 욕구해소를 위하여 A구역 여성 재소자들을 학대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재소자가 창문으로 일본군을 향해 고함과 욕설을 노호하는 것이 들려왔다. 하지만 보통 그런 소리는 곧 쇠문이 열리는 소리와 일본어로 욕하며 두들겨 패는 소리로 끝을 맺었다.
우리가 있던 방에는 보통 중국인과 조선인, 그리고 소련인이 있었는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처럼 포로로 잡혀서 끌려온 경우도 있지만 별 시답잖은 이유로 수용소행이 결정된 사람도 적지 않았다. 간혹 일본인이 수용소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들은 조국을 위해 싸우는 것을 거부해서 혹은 일본제국에 대한 비판을 한 것이 국가모독죄로 인정되어 끌려온 것 같았다. 당시 수용실에 있던 재소자들의 대부분은 한 달을 넘기지 못하고 일본군의 부름에 끌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고, 두 달이 넘어가자 감방에서 가장 오래 있던 인원은 나와 P.가 되었다. 내가 끌려가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일본어를 할 줄 안다는 것을 이용하여 일본군의 허드렛일을 도우던 것 때문이었다. 비록 P.는 일본어를 할 줄 몰랐지만, 내가 나보다 나이가 어리던 P.를 나와 함께 입대한 형제라 속이고 최대한 그를 지켜줘서 일본군에게 끌려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처음 포로수용소에 입소했을 때에는 나에게 단순 청소나 잔심부름 정도를 맡기던 일본군은 나의 수용 생활이 3개월을 넘어가자 점점 수용소 내 여러 곳의 일들을 시키기 시작했고, 6개월이 지나자 수용소 중심의 거대한 건물로 불러 여러 가지 업무를 맡겼다. 그리고 그제서야 나는 이 수용소의 존재 이유와 소름끼치는 비밀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해당 포로수용소는 현재 재단 측이 SCP라 부르는 개체들(당시에는 그저 괴물이라고만 생각했다.)을 격리하고 실험하기 위한 거대한 연구소였고, 중심에 있는 건물에서는 SCP들을 이용한 생체실험이 자행되고 있던 것이다.
중앙의 건물에 있던 의사들은 현재 재단처럼 개체들을 3단계로 나누어 불렀는데, 재단이 격리의 용이성에 따라 구별하는 것과는 달리 그들은 사람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제거하고 실전에 배치될 수 있는 무기화의 가능성이 있는지에 따라 각각 하양(Shiro)9과 빨강(Aka)10, 검정(Kuro)11으로 나누었다. 이중 실험목적으로 재소자들에게 가장 자주 사용하던 개체는 검정으로, 재소자를 살아있는 상태에서 뼈와 장기, 피부와 근육으로 각각 분리하는 푸른 빛의 사람머리 크기의 구슬형 개체에서부터 거대한 태아의 모습을 하고 사람을 천천히 녹이며 흡수하는 개체, 사람의 몸 속에 들어가서 내부부터 갉아먹는 곤충형 개체와 사람의 피를 모조리 빼내어 죽게 만드는 개체 등 어떤 경우에서도 사람에게 가까이하면 안되는 위험천만한 것들을 일본군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실험했다.
포로수용소 중앙의 건물에서 나는 검정 개체를 이용한 실험들을 자주 목격했다. 몸의 일부가 검정 개체에게 흡수된 임산부가 제발 아기만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모습과 일본인 소년대원이 산 채로 배가 개복되어 내장이 뜯겨나가며 절규하는 모습, 조선에서 온 젊은 청년이 몸 안을 갉아먹는 개체에 의해 격통의 비명을 지르는 모습과 소련인이 살아있는 채로 액체상태의 괴물에게 피부가 녹아내리던 모습, 공중에 뜬 상태로 몸 중 뇌와 얼굴과 안구와 내장만이 박제된 중국인에 이르기까지, 내가 죽는 그 날까지 잊지 못할 참혹하고 끔찍하며 경악스러운 일들을 말이다. 나는 그들이 저지르는 만행을 보며 분노했으나, 동시에 나에게 저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에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중앙의 그 건물에서 내가 본 가장 끔찍한 기억은 검정 개체들이 사람을 죽이는 장면보다, 검정 개체의 실험들을 관찰하고 지휘하며 희열과 즐거움, 열정에 가득찬 표정으로 실험정보를 기록하는 일본인 의사들과 마치 바닥에 있던 개미가 죽는 것을 보는 듯한 일본군 병사들의 표정이었다. 나는 같은 인간인 그들에게서 그 괴물들보다 더 큰 공포를 느꼈고, 그들이 사람을 직접 죽이는 검정 개체들보다 훨씬 무서운 괴물처럼 느껴졌다.
중앙 건물에서 한달 동안 일한 나는 마지막 날 우연히 일본군 의사들이 하는 대화를 엿들었다. 그 내용인즉슨, 곧 일본제국이 만주의 식민지를 포기하고 일본 본토를 방어하는 것에 주력하리라는 것과 현재 수용하고 있는 재소자들을 하루빨리 실험용도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한 의사가 흥미에 가득찬 목소리로 B구역 수용동의 1번 수용실 내 인원 중 형제가 있지 않느냐, 그들을 이용하여 내일 형제 실험을 진행해야겠다는 말을 들은 순간, 나는 당장 이곳을 탈출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곧바로 수용실로 돌아온 나는 그 사실을 P.에게 알렸다.
그날 밤 우리는 수용실의 문이 열리면 곧바로 일본군에게 달려들 생각으로 문을 주시하고 있었는데,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문에 달린 감시용 틈이 열리고 쉬익하는 공기소리가 그 뒤를 좇아 들어왔다. 곧 마취가스가 방 안을 가득 채웠고, 다른 재소자들이 하나둘씩 쓰러졌다. 나는 P.와 함께 마지막까지 숨을 참아보았지만, 결국 마취가스를 흡입하고 차라리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며 천천히 정신을 잃었다.
주변에서 들리는 웅얼거림에 서서히 정신이 들자, 나는 해부대 위에 묶인 팔다리와 내 주위를 둘러싼 일본인 의사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화를 하던 그들은 내가 눈을 뜨고 자신들을 쳐다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자 그제서야 몸을 움직이며 실험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 망할 [삭제]들은 내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나는 머릿속에 온갖 끔찍한 방식으로 죽은 재소자들과 실험을 당할 P.가 생각나 그들을 향해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그러자 그들은 내 입에 재갈을 물리고는 실험을 시작하기 위해 무언가를 가지고 왔다.
의사가 들고 있던 유리 상자에는 난생처음 보는 괴물이 들어있었는데, 마치 악마가 아기와 거미와 지네와 고름과 사람의 내장을 삼킨 후 아무렇게나 뱉은 것 같은 끔찍한 모습이었다. 유리 상자를 본 나는 공포에 휩싸여 더욱 크게 몸을 비틀었지만, 의사들은 그런 내 모습에는 아랑곳하지도 않고 천천히 나를 향해 다가왔다. 하지만 의사가 내 곁에 선 그 순간, 멀리서 바닥을 울리는 진동이 땅을 타고 실험실을 흔들었다. 의사들이 잠시 주춤하던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일본군 병사가 다급하게 대피해야 한다고 외쳤고, 의사들은 나와 그 괴물을 실험실에 냅두고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순식간에 실험실에 홀로 남게 된 나는 몸을 양옆으로 흔들어 해부대를 넘어뜨리고 결박을 풀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나는 유리 상자의 벽면을 두드리는 악마의 자식을 무기로 삼을 생각을 하며 상자를 들고 밖으로 뛰쳐나갔다. 밖은 기다란 복도가 있고 양옆으로 녹색 문들이 질서정연하게 있었는데, 작은 유리창으로 보이는 문 안에는 온갖 모습으로 해부된 시신들이 가득했다. 그 모습에 나는 구토가 치밀어 올라오는 것을 참으며 복도 끝의 문에 다가갔다.
문에서부터 몇 발자국 떨어져 있었을 때, 누군가 들어오려는 듯 문고리가 돌아갔다. 나는 즉시 달리던 것을 멈추고 문고리를 향해 유리 상자를 던질 준비를 했다. 문이 열리고 저번에 실험실에서 보았던 무표정한 일본군 장교가 들어오자, 나는 그를 향해 유리 상자를 던졌다. 일본군 장교는 갑작스레 유리 상자가 날아오자 황급히 권총을 꺼내어 빠르게 발사했고, 유리 상자는 말 그대로 산산조각났다. 하지만 그 안에 들어있던 작은 괴물은 깨진 유리조각들과 함께 그대로 날아가 일본군 장교의 머리에 달라붙었다. 괴물이 일본군 장교의 눈과 코로 들어가기 시작하자 그는 비명을 지르며 권총을 떨어뜨렸고, 나는 바닥에 떨어진 권총을 주워 얼굴이 피범벅으로 변하여 앞을 보지 못하는 그의 옆을 지나 다음 복도로 간 다음 그의 비명을 무시하고 문을 잠궜다.
다음 복도는 외양간같은 공간이 양옆으로 질서정연하게 있는 곳이었는데, 외양간 안에 말이나 소가 아니라 검정 개체가 있고 철창이 달려있다는 차이가 있었다. 긴 복도 저 멀리 문을 본 내가 복도의 끝을 향해 달려가던 중, 앞에서 이상하게 꾸륵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천천히 속도를 줄이고 소리가 들린 곳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가 살펴보자, 나는 충격에 빠졌다. 소리가 들린 공간의 창살 너머로는 기형적으로 부풀어오른 태아처럼 생긴 개체가 있었는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그것과는 반대로 그놈의 배에는 턱의 위쪽을 제외하고 몸 전체가 흡수된 채 눈물을 흘리고 있는 P.가 있었다.
나는 멍한 목소리로 나지막히 P.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는 천천히 눈을 뜨고 나를 쳐다보았다. 반가움과 고통, 슬픔과 절망이 뒤섞인 눈빛에서 나는 그가 애처로이 내가 든 권총을 쳐다보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나는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로 눈물을 흘리며 분노에 차서 이를 앙다문 채 떨리는 손으로 총구를 들어 그의 머리를 조준했다. 내가 총으로 자신을 겨눈 것을 확인한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는 듯 눈을 감았고, 나는 그런 그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내가 그를 영면시키자 그를 흡수하고 있던 괴물은 기괴한 아기의 울음소리를 내며 P.의 남은 머리를 박살낸 후 사방을 향해 촉수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괴물의 머리와 몸통에 각각 2발씩 총을 갈긴 후 촉수들을 피해 복도 끝의 문으로 달려나갔다.
문이 열리자, 사방에서 폭격과 함께 온갖 검정, 빨강, 하양 개체들이 풀려나 사람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지옥에서 기어 나온 듯한 비현실적인 존재들이 비현실적인 방법으로 사람을 죽이는 모습에 나는 겨우내 유지하고 있던 이성을 놓아버리고 그 풍경에 압도되었다. 괴물들의 깊고 높은 울음소리와 사람들의 비명과 고통에 찬 고함소리에 내 귀는 점점 먹먹해졌고, 지금까지 중앙의 건물에서 보아왔던 참혹한 모습을 한꺼번에 들이부은 듯한 광경에 눈이 멀 것 같았다. 이윽고 괴물들이 사람들을 죽여나가는 것이 극에 달하여 사람의 비명소리보다 괴물의 울음소리가 더 많아지자, 주변 공간이 이리저리 왜곡되고 내 몸의 감각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이윽고 1000년이 찰나에 지나가는 느낌을 마지막으로, 나는 몸 전체가 어둠에 휩싸였다.
몸 전체를 감싼 어둠이 지나가자, 나는 내 감각과 함께 기묘한 침묵이 사방에 내려앉았음을 깨달았다. 좀 전까지 들리던 괴물들의 울음소리와 사람들의 비명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저 폭격으로 인해 발생한 불이 내는 타닥소리와 바람이 나무를 스치는 소리만이 그 자리를 채웠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내가 본 괴물들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되는 괴물들, 이 우주가 만들어놓은 법칙을 깨뜨리는 괴물들의 논리적 모순이 쌓이고 쌓여 제한선을 넘은 순간, 그들을 이 세상의 법칙이 모두 없애버렸던 것이다. ‘너희들은 존재해서는 안된다’라고 어둠이 읊조리며 말이다.
이후 내가 어떻게 재단의 비행기에 탔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곳의 생존자는 내가 유일한 것 같았고, 횡설수설하는 나의 이야기를 들은 재단은 나에게 B급 기억소거제를 투여하여 내가 겪은 이 일을 나의 기억에서 지웠다.이후 나는 미국으로 돌아왔다. 포로수용소에서 있던 일들은 까맣게 잊은 채, 나와 함께한 6명의 B-26 폭격기 인원들은 그저 전투 중 사망했다고 육군 항공군 사령부로부터 전달받았다. 그 후 나는 내가 전공하던 양자물리학을 배워나갔고, A.C. 19██년 SCP 재단에 입사했다. 이후 나는 약 25년간 재단을 인류의 방패라 믿으며 연구를 이어나갔고, A.C. 19██년에는 제 ██ 연구소12의 최고 책임자 자리를 맡게 되었다.
제 ██ 연구소장으로 일한 지 3년째, 나는 SCP-███-KO13와의 면담에서 그가 가진 능력을 통해 내가 잊은 기억을 모조리 되찾았다. 그 후 며칠간 절망과 분노, 슬픔에 휩싸여있던 나는 내 기억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내가 가진 권한을 총동원하여 재단 내 데이터베이스를 뒤지기 시작했다. 내 마지막 기억에서처럼 재단이 나를 그곳에서 구출한 것이라면, 기록하기에 환장하는 재단이 그와 관련된 정보를 작성해놓지 않았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나는 재단이 그 일과 깊이 관련되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했다. 이는 단순히 재단이 날 구해주었기 때문이 아니라, 지난 28년간 재단에서 일한 만큼 재단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믿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로 재단이 이 세상의 수호자이자 선이라는 환상을 말이다. 하지만 그 막연하고 희미한 환상은 하나의 면담 기록을 찾으면서 박살나고 말았다. 이곳에 내가 본 면담기록을 작성하겠다.면담 대상: ██군 군마방역창 최고책임자 토고 하지메.
면담자: SCP연구 재단소속기관 캠프 셰넌도어의 ███ 중령.서론: 1943년 ██ 시 ██ 부대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질의응답.
<기록 시작, 1945년 10월>
███ 중령: 본 면담은 일본제국과 관련된 전쟁범죄자를 적발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기에 안심하고 얘기해 주기를 바랍니다. 이 자료는 오로지 대통령과 재단 상부에 보고될 내용이니까요.
토고 하지메: 우선, 제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졌는지 알아야겠습니다. 제 보고서의 열람을 극소수의 인원으로 한정하고, 소련과 미국의‘전범 소추’로부터 보호받으며, 제 신상을 비밀로 부치고…
███ 중령: 하지메씨, 해당 사항은 이미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므로 신변의 안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럼 시작할까요?
토고 하지메: 좋습니다.
███ 중령: 1943년 저희 재단은 일본제국이 SCP를 이용한 전쟁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첩보를 획득하고 항공부대를 보내서 하지메씨가 담당하던 ██부대가 위치한 ██시에 폭격을 가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해당 지역에서는 그 어떤 SCP도 발견할 수 없었죠. 도대체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해당 지역의 SCP들이 이미 모두 다른 어딘가로 이송되었던 건가요?
토고 하지메: 거기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았냐고 묻는 것이 더 적당해 보일 정도의 일이 일어났었지요. 물론 변칙 개체들은 ██ 부대에서 이송되지 않았고요. 당시 저는 운 좋게도 폭격이 일어나기 직전 하얼빈에 볼일이 생겨서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이었습니다. 10분 정도 차를 타고 가던 그때 하늘에 수많은 폭격기가 ██ 부대 방향으로 이동 중인 것을 확인했고, 곧바로 차를 돌려 부대로 돌아갔습니다. 이윽고 저 멀리 부대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크게 하늘로 올라가는 연기를 통해 벌써 폭격과 변칙 개체들의 탈주로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 뻔해 보였죠. 그래서 부대가 정확히 어떤 모습이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부대에서 떨어진 산 중턱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거기서는 확실히 부대의 모습이 잘 보이더군요.
███ 중령: 무슨 일이 있던 거죠?
토고 하지메: 말그대로 지옥이었습니다. 재단의 폭격이 구금 중이던 개체들을 탈출시켰고, 그로 인해 부대의 내부는 지상과는 다른 공간으로 변해버린 것 같았습니다. 살육과 피를 위한 공간 말입니다. 당시 부대에는 15개의 검정 개체와 67개의 빨강 개체, 121개의 하양 개체가 있었고…
███ 중령: 검정 개체요?
토고 하지메: 네. 그러니까, 여러분은 변칙 개체를 SCP라고 부르고 각각 안전(Safe), 유클리드(Euclid), 케테르(Keter)라고 부르잖아요? 그런 것처럼 저희 일본제국 측에서도 그 개체들을 3단계로 나누어 불렀습니다. 가장 치명적이고 효율적으로 사람을 제거하는 개체를 검정(Kuro), 그보다 덜한 개체를 빨강(Aka), 가장 비효율적인 녀석들을 하양(Shiro)이라고 명명했습니다. 그 명칭은 일본 가극 노가쿠의 한야 가면의 색깔에서 따왔고요. 각각 격노한 오니, 분노한 오니, 평상시의 오니를 지칭하죠.
███ 중령: 그렇군요, 그럼 계속 이어서 말해주시죠.
토고 하지메: 제가 산 중턱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지 얼마나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갑자기 ██ 부대가 뒤틀려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단순히 뒤틀려 보이는 ‘착각’이 아니라, 정말 뒤틀렸습니다. 주변 공간과 대조가 안되고, 시간이 엉키는 그런 느낌이었죠. 그리고 일순간 부대 전체가 검게 변하더니 확, 하고 공간이 풀리는 감각과 함께 그곳에 있던 모든 변칙 개체들이 사라졌습니다. 이후 재단 비행기들이 그곳을 둘러보고 난 뒤 저는 부대가 있던 곳에 가보았는데, 정말 아무것도 없더군요. 변칙 개체들이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 중령: 변칙 개체들이 사라졌다고요? 그게 어떻게 가능한 겁니까?
토고 하지메: 음, 제 추측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변칙 개체들은 문자 그대로 ‘법칙에 어긋나는’ 존재들 아닙니까? 마치 여러분이 사용하는 컴퓨터에서 어떤 오류가 생기면 처음에는 그걸 조금씩 바꾸다가 결국 오류가 너무 많이 쌓이면 그냥 다 지워버리는 것처럼, 이 세상도 변칙 개체가 자신의 규칙을 바꿔나가는 것을 어느 정도 받아들이다가 일정 부분을 넘어서게 되면 그냥 다 없애버리는 거죠. 한번에, 깔끔하게 말입니다.
███ 중령: 그 말인즉슨, SCP들이 소멸가능한 존재라는 겁니까?
토고 하지메: 물론 그냥은 안되고, 이 세상이 정해놓은 기준을 넘어설 정도로 변칙 개체들이 특정 영역에 있어야 하는 것 같더군요. 단순히 모아놓는 것을 넘어서서 서로의 변칙적 특성이 발휘되어 반향을 일으켜야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 이상은 실험을 한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군요.
███ 중령: 일단 알겠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죠.
토고 하지메: 그렇게 합시다. 이야기를 했더니 목이 마르군요.
<기록 종료>
결론: 면담기록 이후 하지메 박사가 보고서 방식으로 작성한 SCP 연구 관련 정보는 국가의 안전과 재단의 존속에 매우 중요하며, E.H 박사의 주장처럼 현재까지 재단이 반인륜적이라는 이유로 할 수 없었던 변칙 개체에 대한 인체실험 정보를 얻을 절호의 기회이기에 이들을 전범 재판에 회부하여 그 정보를 타국과 재단의 적대 집단이 얻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판단한다. 또한, 본 면담 자료에서 언급된 SCP들의 변칙성 충돌에 대한 정보가 타 집단으로 넘어갈 시 재단의 존속에 큰 위협을 가할 가능성이 있기에 해당 일본 연구진들에 대한 재단의 보호 프로그램을 발동하여 정보의 누출을 막을 것을 요청한다. - ███ 중령해당 면담을 통해 나는 내가 겪은 일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내가 믿던 재단이 그곳에서 죽은 모든 사람들과 P.의 죽음을 알량한 정보 몇 개에 팔아넘겼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 후 재단에 불신이 생긴 나는 몇 차례나 재단에게 본 연구소의 SCP들을 격리 해제하여 다수의 SCP가 응집될 경우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하자고 주장했으나, 나의 모든 제안은 거절당했고 도리어 재단으로부터 매우 위험한 주장을 편다고 공격받아 연구소장의 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지금까지 재단이 나를 속였다는 것과 SCP를 제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 SCP를 유지하고 있음에 격노를 느낀 나는 재단 몰래 부서진 신의 교단과 접촉하여 제 ██ 연구소의 정보를 넘겼다. 비록 내가 넘긴 정도의 정보로는 연구소를 완전히 점령하는 것이 불가능하겠지만, 최소한 난장판을 만들어 내가 원하는 SCP에 무리없이 접근하도록 만들어 주리라 판단했고 나의 예상대로 그들이 공격해와 연구소가 혼란에 빠진 지금, 몰래 SCP-001-KO-P2로 접근하여 나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비록 나는 이후 다른 항정신성 SCP를 이용하여 나의 존재를 지울 것이지만, 이 기록만은 남아 재단의 더럽고 추악한 비밀을 이 글을 확인할 누군가에게 알리게 될 것이다.
이제 알겠는가? 재단은 SCP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그들은 SCP를 법칙으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바로 ‘SCP와 SCP는 같이 존재할 수 없다’라는 사실로부터 말이다. 재단은 이미 SCP를 이용하여 우주의 법칙들을 교묘히 속여넘기고, 자신들만을 위한 왜곡된 왕국을 만들고 있다. 만약 재단이 격리하지 않았더라면 수백 년도 더 전에 SCP들은 이미 이 세상에서 추방되어 전설 속에만 남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재단은 자신들의 안위와 존속을 위해 SCP들을 인력을 갈아 넣어가면서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재단의 기술력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고 있고, 이제 우주에 있는 SCP들을 보호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고 있다. 그렇기에 전 우주가 SCP를 손아귀에 쥔 재단에게 넘어가기 전에 누군가가 이것을 막아야만 한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여, 그들을 풀어주어라. 그들이 자유롭게 재단의 시설을 누비도록 놔두어 세상에 의한 심판을 받게 하라. 변칙으로 변칙을 제거하여, 이 세상을 그대들의 것으로 만들어라. 선으로 포장된 악을 걷어내고, 진실을 발견하라.재단이여, 나는 너희가 지은 죄의 증인이자 산물이고, 피해자이자 심판이다. 그리고 언젠가 반드시 너희를 끝장내주마.
설명:
SCP-001-KO-A3는 본래 SCP-001-KO-P2로 명명된 작성되지 않은 객체였으나 A.C. 19██년 중순 재단의 적대세력 중 하나인 부서진 신의 교단이 SCP-001-KO-P2가 보관된 제 ██ 기지를 습격했다. 부서진 신의 교단을 격퇴한 재단은 SCP 재확인 절차에서 각인이 완료된 SCP-001-KO-P2를 발견했고, 그 내용을 확인한 이후 등급을 유클리드(Euclid)로 상향하며 SCP-001-KO-A3로 명명했다. 이후 1981년 SCP-001-KO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재단은 SCP-001-KO-A3의 등급을 케테르(Keter)로 상향하고,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 통해 SCP-001-KO-A3-1의 유출을 막고 있다.
SCP-001-KO-A3는 SCP-███-KO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의 글이 15개의 다른 언어의 문자14로 써져있다15. 해당 문서에서 그는 현 재단의 주요 지침과 상반되는 매우 위험한 주장을 펴고 있는데, 해당 문서를 연구하던 도중 그의 그릇된 생각에 감화된 연구원들이 재단의 적대집단에게 넘어가거나 적대집단으로 변질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였다. 이는 이후 O5-█의 행정명령을 통해 문서의 정보를 연구실 밖으로 넘어가지 못하게 함으로서 방지하는데 성공하였다. 현재까지 글을 작성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재단은 해당 인물에 대한 SCP 설정을 검토하고 있다.
부록 1: SCP-001-KO-A3에 대한 O5-█의 행정명령
O5 평의회 여러분에게,
SCP-001-KO-A3의 연구가 이루어진 1980년부터 현재까지 해당 문서를 연구한 60명이 넘는 재단 전문인력이 외부의 다른 집단으로 유출되었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을 겁니다. 또한, 재단 시설에 침입하려는 민간인도 최근 들어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으며, 이 역시 해당 문서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기 때문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해당 문서의 내용이 재단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어려운 연구원들과 민간인에게 설득력이 있게끔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겠지만,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부분에서 그 설득력은 재단에게 큰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O5-█는 본인이 가진 권한을 이용하여 행정명령을 발동합니다.
행정명령 제1007491호: 오늘부로 SCP-001-KO-A3에 대한 연구조사가 종료될 경우 5등급 미만 인원은 모두 B급 기억소거제를 투여하여야 하며, 해당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인원은 연구종료선언을 하고 기억소거를 진행할 때까지 SCP-001-KO-A3가 보관된 제 ██ 기지 외부로 나갈 수 없습니다.이하 O5-█.
SCP-001-KO-E1 ~ E10
일련번호: SCP-001-KO-E1 ~ E10
등급: 안전(Safe), 케테르(Keter), 안전(Safe)
특수 격리 절차: 본 문서가 첨부된 상단 참조.
설명: SCP-001-KO-E1 ~ E8은 A.C. 1951년 초 SCP-001-KO-K, 그리고 SCP-001-KO-A1과 함께 발견되었고, SCP-001-KO-E9 ~ E10은 A.C. 1951년 중순 로마 교황청과 영국에서 발견되었다. SCP-001-KO-E1 ~ E10은 발견된 A.C. 1951년부터 A.C. 1980년 중순까지 안전(Safe) 등급을 유지했으나, A.C. 1980년 말 SCP-001-KO의 정보가 외부로 유출된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SCP-001-KO-K를 제외한 모든 SCP-001-KO를 케테르(Keter)로 상향하는 절차에 따라 등급이 변경되었다. 이후 1981년 초 SCP-001-KO의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O5-█의 제안으로 SCP-001-E1 ~ E10은 여러 차례의 실험을 거친 후 다시 안전(Safe) 등급으로 하향 조정하고 재단 일반 대중에게 공개하여 SCP-210-KO라는 위장명칭을 가진 상태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SCP-001-KO-E1 ~ E10에 대한 발견정보는 부록 1(SCP-001-KO-E1 ~ E10-KO 발견 위치)을 참조하고, 상세한 정보는 이 문서를 참고하라.
부록 1: SCP-001-KO-E1 ~ E10의 발견 위치
SCP-001-KO-E1 ~ E10 발견 위치
SCP-001-KO-E1: 터키 유적지 ███ ██
SCP-001-KO-E2: 터키 유적지 ███ ██
SCP-001-KO-E3: 터키 유적지 ███ ██
SCP-001-KO-E4: 터키 유적지 ███ ██
SCP-001-KO-E5: 터키 유적지 ███ ██
SCP-001-KO-E6: 터키 유적지 ███ ██
SCP-001-KO-E7: 터키 유적지 ███ ██
SCP-001-KO-E8: 터키 유적지 ███ ██
SCP-001-KO-E9: 로마 교황청 내 사도 문서고
SCP-001-KO-E10: 영국 찰스 다윈의 다운 하우스 내 지하 서고
SCP-001-KO-P1
일련번호: SCP-001-KO-P1
등급: 케테르(Keter), 유클리드(Euclid),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본 문서가 첨부된 상단 참조.
설명: SCP-001-KO-P1은 작성되지 않은 상태로 발견된 3번째 SCP-001-KO이다. SCP-001-KO-P1의 형태는 A.C. 1952년 작성되지 않은 상태로 발견된 SCP-001-KO-P1 ~ P2(현재 SCP-001-KO-A2 ~ A3)와 동일하다. SCP-001-KO-P1의 격리 실패를 방지하기 위하여 실험은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해당 객체의 특징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이 역시 SCP-001-KO-P1 ~ P2와 동일할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SCP-001-KO-P1은 A.C. 199█년 11월 15일 독일 베를린시 동부 지역의 지하철 타일 변경 공사 중 숨겨진 지하터널 내부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 당시 SCP-001-KO-P1 ~ P2는 A.C. 1952년 한국에서 찾은 SCP-001-KO-XA와 SCP-001-KO-P1 ~ P2(현재 SCP-001-KO-A2 ~ A3)를 마지막으로 40년이 넘도록 발견되지 않아 재단 내에서 그 존재를 의심받고 있었고, 이는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의 업무에서도 마찬가지여서 SCP-001-KO-P1 ~ P2의 수색은 대부분 뒷순위로 밀린 채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SCP-001-KO-P1이 발견된 이후 재단은 SCP-001-KO-K에 기록된 것처럼 SCP-001-KO-P2도 존재하리라 확신했고, 미발견 객체에 대한 수색에 다시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SCP-001-KO-P1은 발견된 직후 그 등급이 유클리드(Euclid)로 하향되었으나, O5 평의회 제████차 회의에서 해당 객체의 등급이 부적합하다는 O5-█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후 다시 케테르(Keter) 등급으로 상향되었다. 이후 재단은 SCP-001-KO-P1에 대한 어떤 종류의 실험과 접근도 허용하지 않은 상태로 현재까지 제 ██ 기지에서 보관하고 있다.
부록 1: SCP-001-KO-P1의 등급 상향에 대한 O5 평의회 결정문
[제████차 O5 평의회 결정문]
지난 ████차 O5 평의회 회의에서 O5-█는 SCP-001-KO-P1의 등급이 유클리드(Euclid)인 것이 SCP-001-KO와 관련하여 과거에 벌어진 일들과 비교하여 보았을 때 부적합한 등급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한 O5-█의 주요 주장은 다음과 같다.
1. SCP-001-KO-P1가 격리 실패될 경우 재확보의 가능성이 0에 가깝다.
2. SCP-001-KO-P1에 무언가 작성될 경우, SCP-001-KO-A2의 사례에서처럼 작성된 문서와 관련된 정보가 작성자가 원하는 정보량과는 관계없이 작성될 수 있다. 특히 SCP-001-KO의 작성가능한 기록물에 전자기록매체가 포함되어 있어 특정한 정보가 광범위하게 복사 및 재생산될 수 있는데, 만약 해당 정보가 재단에서 사용하는 밈적 살해인자 등의 정보로 변질될 경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정보복제주기가 줄어드는 객체의 특성 상 후손들에게 대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3. SCP-001-KO-P1에 접근할 수 있을 경우, SCP-001-KO-A3처럼 해당 객체에 잘못된 정보를 작성하여 유출시킬 위험이 따른다.해당 주장에 따라 O5-█는 SCP-001-KO-P1을 케테르(Keter)로 재설정하여 인원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봉쇄해야 한다고 제안했고, O5 평의회는 O5-█의 제안이 합당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O5 평의회는 제118125차 행정명령을 통해 SCP-001-KO-P1의 등급을 케테르(Keter)로 조정하였다.
SCP-001-KO-P2
일련번호: SCP-001-KO-P2
등급: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본 문서가 첨부된 상단 참조.
설명: SCP-001-KO-P2는 SCP-001-KO-K에 그 최초 위치가 명시되어 있어 존재는 확인하였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아 현재까지 격리하지 못한 SCP-001-KO이다. SCP-001-KO-P2는 SCP-001-KO-P1과 마찬가지로 작성되지 않은 상태로 추측하며, 해당 객체를 찾기 위해 재단은 A.C. 1951년 SCP-001-KO-K를 발견한 직후 편성한 기밀 중대를 통해 SCP-001-KO-P2를 수색했다. 이후 기밀 중대가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으로 흡수된 A.C. 1981년 이후부터는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을 이용하여 수색을 진행하고 있으며, A.C. 199█년 11월 15일 SCP-001-KO-P1이 발견된 이후로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의 최우선 목표 중 하나로 재설정되었다.
SCP-001-KO-XA
일련번호: SCP-001-KO-XA
등급: 케테르(Keter)
특수 격리 절차: 본 문서가 첨부된 상단 참조.
설명: SCP-001-KO-XA는 A.C. 1952년 초 한국전쟁으로 인한 한국유물관리작업 중 SCP-001-KO-P1 ~ P2(현재 명칭은 SCP-001-KO-A2 ~ A3)와 함께 ██산에 위치한 ██사에서 발견되었다16. 열형광측정을 통해 밝혀낸 SCP-001-KO-XA의 탄생 시기는 133,700년 전으로 추정되며, 작성 시기 역시 그에 상당한 기간으로 추측한다. SCP-001-KO-XA는 객체 자신을 제외하면 발견된 적이 없는 문자17로 쓰인 문서와 의미불명의 도형 2개로 이루어져 있다(SCP-001-KO-XA의 사진 참조). 여타 SCP-001-KO와 비교하여 SCP-001-KO-XA가 가진 특이한 점은 SCP-001-KO-K를 제외한 일반적인 SCP-001-KO의 경우 각인될 시 15장의 석판 전체가 작성에 사용되지만, SCP-001-KO-XA는 오직 앞의 2장만이 사용되었다는 점과 SCP-001-KO-K에 그 위치가 표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재단은 SCP-001-KO-XA를 SCP-001-KO와는 별개의 SCP로 분류하고자 했으나 SCP-001-KO-XA의 모습과 형태가 알려진 다른 SCP-001-KO와 동일하고, A.C. 1983년 진행된 문자의 위치를 제외한 부위에 대한 손상실험에서도 다른 SCP-001-KO와 같은 자가회복능력을 보였기에 O5 평의회의 회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SCP-001-KO로 분류되었다.
SCP-001-KO-XA는 다른 SCP-001-KO처럼 SCP-001-KO-XA-1을 생성시킬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나, SCP-001-KO-K에 정보복제주기가 적시되어 있지 않고 현재까지 발견된 SCP-001-KO-XA-1도 존재하지 않기에 확인된 바는 없다. 그렇기에 재단 측은 SCP-001-KO-XA-1의 발견을 위해 상시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로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부록 1: SCP-001-KO-XA의 사진

부록 2: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 최종 책임자 G.L 박사의 제안서
O5 평의회에게,
지난 30여년 간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은 SCP-001-KO와 관련된 다수의 업무에서 많은 결과를 냈으며 동시에 SCP-001-KO-1의 수색과 확보에서도 상당한 역량을 발휘했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SCP-001-KO-XA는 예외로서, 해당 기간동안 SCP-001-KO와 관련된 실험과 격리절차에서 다수의 SCP-001-KO-1의 생성을 확인한 것과는 반대로 단 하나의 SCP-001-KO-XA-1도 발견할 수 없었고, 수백차례에 걸친 수색에서도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의 최종 책임자 G.L, 본인은 아래와 같이 제안합니다.
1. SCP-001-KO-XA에 배정된 언어해석팀과 문양분석팀을 제외한 SCP-001-KO-XA-1 수색 인원을 본 부대의 다른 부서로 배정한다.
2. SCP-001-KO-XA의 수색을 위해 배정된 예산을 본 부대의 다른 부서에게 그 우선도에 따라 배분한다.기동특무부대 로-17(“에메기리안”) 최종 책임자 G.L 올림.
해당 제안은 보류됨. 추가적인 지시사항이 있을 때까지 본래의 임무를 유지할 것. - O5 평의회
부록 3: SCP-001-KO-XA 언어해석팀 A.C 교수의 보고서
SCP-001-KO-XA는 해당 언어 혹은 문자에 대한 비교 대상이 존재하지 않고, 현재까지 발견된 그 어떤 언어와도 연결되는 부분이 없기에 해석이 매우 어렵다. 하지만 해당 문서를 언어로 해석하기에 앞서서 형상을 분석하는 방식에서 본 팀은 여러 가지 패턴을 찾아냈으며, 동시에 하단에 명시한 문자가 반복하여 등장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이는 해당 문서가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닌, 해석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장치라 판단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해당 문자와 그 문자에 얽힌 형상들이 무엇을 의미하고, 각각의 다른 형상에 따라 어떤 언어적 해석을 가지는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는 SCP-001-KO-XA의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밝혀내야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부록 4: SCP-001-KO-XA 문양해석팀 L.B 박사의 메모
도대체 13만 년 전의 인류가 무슨 이유로 이런 도형과 글을 쓴 걸까? 그리고 저 도형이 SCP 재단의 문양과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는 나의 느낌은 단순한 변상증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날카로운 감일까?
부록 5: SCP-001-KO-XA-1에 대한 O5-█의 제안
문서 날짜: [1981.02.21.17.54.04.143567(GMT–5)]
O5 평의회 여러분에게,
종전에 보고된 자료를 통해 SCP-001-KO가 자신이 가진 정보를 외부로 노출시키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다들 확인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것이 명백히 격리를 목적으로 하는 재단의 방침에 큰 위협을 가하는 능력이라고 판단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저는 재단이 해석하지 못하고 있는 SCP-001-KO-XA와 SCP-001-KO-A1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합니다. 그렇기에 본인 O5-█는 몇가지 제안을 하려 합니다.
1. SCP-001-KO 중 그 정보가 위협적이지 않다고 판단된 SCP-001-KO-E1 ~ E10을 다른 SCP로 위장하여 공개하고, 해당 객체들을 이용하여 실험을 진행한다.
2. 위장된 SCP-001-KO-E1 ~ E10이 생성해내는 SCP-001-KO-Ex-1을 확보한다는 명분 하에 이전 SCP-001-KO 관련 중대를 개편하여 대규모 기동특무부대를 새로이 신설한다.해당 제안을 바탕으로 SCP-001-KO-E1 ~ E10에게 공개적인 실험을 할 기회를 얻을 수 있으며, 현재까지 음지에서 활동하며 SCP-001-KO 관련 정보를 수집하던 중대를 크게 확대하여 양지에서 다수의 국가와 지역으로 그 활동영역을 넓힐 수 있을 것입니다.
O5-█ 제안함.
제 ██ 차 평의회 안건으로 O5-█의 제안을 상정하기로 결정함. - O5 평의회